
어떻게 세계는 서양이 주도하게 되었는가/ 로버트 B. 마르크스 지음/윤영호 옮김/사이 펴냄
19세기 이전까지 세계 경제와 무역을 장악하면서 오랫동안 승승장구했던 동양이 어떻게 지난 200년 사이에 서구에게 역전을 당했는지, 지금과 같은 서구의 세계 지배는 필연적이고 영원할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뒤 그에 대한 답을 제시한 책이다.
저자는 세계사의 가장 중요한 현상인 동양과 서양의 부의 역전을 역사적 사실을 통해 살펴본다. 1500년부터 1800년까지 동양은 세계 무역과 경제 활동, 생산성 측면에서 서구를 훨씬 앞서면서 세계 경제 생산의 80%를 차지했다.
하지만 1800년대 후반 상황은 역전된다. 세계 제조 산업 생산량에서 유럽이 60%, 미국이 20%를 차지하면서 세계사의 대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서구가 동양을 따라잡고 역전한 이유에 대해 지난 2세기 동안 유럽과 미국에서는 '서구의 부상'이라는 견해가 가장 유력시 되었다. 서구가 인종적, 문화적, 정치적, 경제적으로 우월하기 때문에 동양을 따라잡아 역전했다는 논리다.
이에 대해 저자는 이런 견해는 지극히 유럽 중심적이며 백인 우월주의에 입각한 사고로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서구의 세계 지배에 대해 '세계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신세계 식민지에서 발견한 은광, 질병의 전파, 유럽 내부의 끊임없는 전쟁, 흑인 노예를 기반으로 한 플랜테이션 경제, 생태적 성장 한계에 직면한 동양 등 세계에서 일어난 역사적 우연성 때문에 서구가 역전했다는 것. 하지만 저자는 서구의 세계 지배는 위기를 맞고 있다고 강조한다. 21세기 세계 경제의 중심은 아시아로 되돌아가고 있으며 역사는 제2의 역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말로 자신의 견해를 매듭짓고 있다. 312쪽, 1만4천900원. 이경달 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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