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 대구도시철도 3호선 개통에 맞춰 대구 대중교통의 대변혁이 예상되면서 폭풍전야의 기운이 감돌고 있다. 도시철도 3호선이 개통되면 본격적인 도시철도 시대가 열려 시내버스 중복 노선 조정 등 '새판 짜기'가 시도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노선 개편 추진 왜?
시내버스 노선의 대대적인 개편이 예상되는 가장 큰 이유는 도시철도와의 중복 때문이다. 대구시는 3호선이 개통되면 3호선 노선과 중복되는 시내버스 이용자들이 대거 도시철도로 이동할 것으로 보이는 등 시민 대중교통 이용 패턴의 변화를 예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중복되는 구간의 시내버스 노선을 개편하지 않을 경우 대중교통 과잉 공급으로 대중교통을 비효율적인 운영한다는 지적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 시는 현재도 도시철도-시내버스 및 시내버스 간 중복, 골곡이 심하거나 장대(長大)노선이 많으며 낮시간대 승객이 부족한 것 등을 시내버스 노선 체계의 문제점으로 꼽고 있다.
이에 시는 3호선 개통을 계기로 현재 대구 시내버스 노선 체계를 종합적으로 면밀히 분석해 노선 중복을 피하는 동시에 시민들의 요구 사항도 적극 반영해 노선을 개편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특히 시민들이 좀 더 편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고, 시의 재정 부담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효율적인 노선 체계 개편을 계획하고 있다.
대구 외곽지 신규 개발 등 도심 확장에 따른 통행 수요 증가도 시내버스 노선 개편이 예상되는 주요 이유 중 하나다.
◆개편된다면 어떻게?
시는 도시철도와 시내버스 간 겹치는 노선을 조정하는 것은 물론 도심에 집중되거나 도시 외곽에 중복된 버스와 버스 간의 노선 조정을 고심하고 있다. 굴곡이 심한 노선의 굴곡도를 완화, 되도록 직선화하고 노선이 장대노선을 단축하며 비수익노선을 조정하는 등 노선 체계를 효율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또 광역'직행'급행 기능을 강화하고 마을버스형 지선 노선 신설, 출근시간 탄력 배차 등 효율적인 배차방식 도입을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함께 기존 버스 운행 지역에 중형 버스를 도입하고, 신규 지역에 수요응답형교통수단(DRT) 개념의 마중 택시나 소형 버스를 도입하는 등 오지지역 운영체계를 효율화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수요응답형교통수단은 오지의 주민이 버스 탈 일이 있어 연락하면 버스 요금을 받고 택시나 소형버스를 보내 태워 나오는 방식의 교통 체계다.
이뿐 아니라 시민의 요구를 받아들여 ▷테크노폴리스로, 앞산터널 등 도시광역화 대비 노선 신설 ▷신서혁신도시, 이시아폴리스, 금호지구, 테크노폴리스 등 신개발지역 노선 신설 ▷최근 3년간 민원지역을 대상으로 한 대중교통 사각지역 노선 신설 등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시민들의 요구가 가장 많은 시내버스 배차 문제와 관련해선 배차 간격을 줄이고, 출'퇴근 및 등'하교 시 시간 추가 배차 및 막차 종점까지 운행하는 등의 배차 방식 개선도 연구하고 있다.
대구시 정명섭 건설교통국장은 "시내버스 노선 기능을 직행'급행'간선'순환선'지선 등 7개 체계로 개편하고, 도시철도 환승 통행자를 위한 역세권 순환 지선을 도입하는 등 도시철도와 시내버스 기능을 분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또 장거리 통행자를 위해 주요 지역을 빠르게 연결하는 직행 및 급행노선을 신설하는 등 시내버스 서비스를 고급화'다양화할 계획"이라고 했다.
◆시민 불편은 없나?
시내버스 노선이 개편되면 노선의 효율성, 버스 이용 극대화 등의 장점도 있지만 환승 횟수 증가 등의 불편도 예상된다. 장대노선을 단축, 원스톱 노선에서 환승 중심으로 바뀌면 현재는 한 번만 버스를 타면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바로 갈 수 있지만 버스를 중간에 갈아타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시내버스 구조조정에 따른 감차도 시민 불편의 요인이 될 수 있다. 감차로 버스 수가 줄게 되면 이동 시간이 늘고 환승도 해야 하는 불편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는 배차시간은 최소한 현재 수준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줄여서 시민 불편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대구시 김종근 버스운영과장은 "시내버스 노선으로 시민 불편이 생길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선 적극 홍보하고 양해를 구할 것"이라며 "감차를 하더라도 도시철도와 중복되는 노선을 중심으로 하고, 장대노선을 자르더라도 환승 노선 등의 배차시간 간격을 줄이는 식으로 조정하겠다"고 했다.
이호준 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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