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후 최빈국에 속했던 한국의 젊은이들이 신학문에 갈증을 느끼고 있을 때 미국에서는 기금을 내놓고 이들을 자국으로 불러들여 가르쳤다. 서울대에는 미네소타 프로젝트라는 프로그램이 있어서 1955∼61년 공대, 농대, 의대 및 행정대학원의 교수 200여 명이 미네소타대학에서 연수생활을 하고 돌아왔다. 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의료 불모지였던 한국의 젊은 의사 10여 명이 미네소타 대학병원에서 신의술을 습득했다. 진단이 어렵고 죽는 병으로 알았던 선천성 심장병 환자를 미네소타 대학에서 수술로 살려내는 것을 본 젊은 의사 그룹은 1, 2년간의 교육을 마치고 돌아와 선천성 심장병 수술을 시작했고 의학교육에 앞장섰다.
중앙아시아의 자원 부국 카자흐스탄은 세계 7위의 산유국일 뿐 아니라 우라늄, 석탄 등과 희귀광물들의 매장량도 풍부해 세계 경제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최근 1천500만 명의 카자흐스탄 국민들을 대상으로 암 검진사업과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암센터를 건립했다. 그들은 유럽이나 미국 대신 한국의 병원과 의사들을 모델로 삼고 있다. 국내의 유수한 의료기관에는 몽골을 비롯한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중동 및 아프리카 등지의 젊은이들이 기를 쓰고 한국으로 유학 오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의 의료기관들은 여러 각도로 의료관광과 뛰어난 의료기술과 병원의 전자시스템 수출을 위한 거액의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수험생들이 수능시험을 마치고 대학입학을 위한 수시 및 정시 전형이 진행 중이다. 수능시험을 치른 최상위권 수험생들은 의과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과거에는 이과반 최상위권 학생들의 상당한 비율이 공과대학을 지망했지만 지금은 대부분 의과대학을 지망한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 의학전문대학원 제도로 의대를 향한 열기를 누그러뜨리려 했지만 실패했고 금년부터는 거의 대부분의 대학이 과거의 의예과로 되돌렸다.
관련 정부기관도 학교도 그 흐름을 제어할 방법이 없으며 학생도 학부모도 방향을 돌릴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인다. 1960, 1970년대 최상위권 학생들이 공대에 들어가서 삼성과 현대, LG 등 세계적인 기업을 일구는 데 바탕이 되었듯이 이젠 우수한 인력이 몰려 있는 의료와 의료산업이 세계적인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볼 일이다.
우리나라가 빈궁하던 시절 젊은 인재들을 교육시킬 때 미국 정부 산하 해외활동본부가 1천만달러의 기금을 내놓아 신지식에 목마른 한국의 젊은이들을 불러들였듯이 이젠 우리나라도 제3세계에 베풀 때가 됐다. 미네소타 프로젝트로 인해 신학문을 배운 분들의 기초가 있었기에 한국의 경제부흥에 힘입어 의술을 배우려고 세계에서 몰려드는 나라가 됐다. 우리나라도 제3세계 저개발국의 우수 인재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한 단계 성숙한 미래의 한국을 그려 나가야 할 때가 아닐까?
강구정 계명대 동산병원 간담췌장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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