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소나무 재선충병 불국사·양동마을도 덮쳤다

사찰 주차장 옆 피해 확인…경내 소나무 긴급 예방주사

경주 불국사 주차장 숲에서 소나무재선충병이 발생했고, 양동마을 주변 숲에서도 올해 100여 그루가 재선충병으로 말라죽은 것으로 확인됐다. 불국사와 양동마을은 모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28일 경북도와 경주시에 따르면 불국사로부터 150여m 떨어진 주차장 옆 숲에서 말라죽은 소나무 한 그루의 시료를 채취해 검사한 결과 소나무재선충으로 확인됐다. 말라죽은 소나무는 육안으로 보기에도 주위 소나무와는 확연하게 구분될 정도로 입 색깔이 변했다.

경북도는 이날 즉시 해당 소나무를 베어낸 후 안전지대로 운반해 파쇄 및 소각했다. 주변 일대에 대한 약식조사도 펼쳤으나 다행히 현재까지 추가 감염 소나무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도와 경주시는 재선충 발생지역 반경 5㎞ 구간에서 전수조사를 실시하는 한편 불국사 경내에 있는 소나무에도 예방주사를 접종하는 등 확산방지에 나서기로 했다.

경주시 관계자는 "지난 2012년 불국사에서 2㎞가량 떨어진 괘릉에서 재선충이 발생한 이후 불국동 반경 3㎞ 구간은 소나무 반출금지구역으로 지정됐으며, 불국사 주차장도 여기에 포함된다"며 "전방위적인 재선충 확산이 일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추가적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비상근무에 돌입하는 등 가용한 모든 수단을 강구하고 있다"고 했다.

경주 양동마을 주변에서도 올해도 소나무재선충이 발생했다. 지난해 이미 말라죽은 소나무 220여 그루를 제거했으며, 올해 추가 발생한 100여 그루에 대해 조만간 제거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30일부터 올해 2월 17일까지 11㏊에 걸쳐 소나무 1만585그루에 예방주사를 접종했지만 재선충병 확산을 막지는 못했다. 다행히 아직까지 양동마을 주변에서만 피해가 발생하고 있으며, 양동마을 내에는 재선충병이 확산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사목 제거도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경북의 경우 포항 21만2천여 그루, 경주 7만6천800여 그루 등 고사목 30만9천여 그루가 발생했다. 올 들어서도 현재까지 포항 5만6천400여 그루, 경주 2만9천700여 그루 등 10만2천300여 그루가 말라 죽었다. 경북지역 고사목 중 거의 대부분이 포항과 경주지역에 집중적으로 몰려 있다. 그러나 올해 발생한 고사목 중 지금까지 파쇄'소각 등으로 처리된 양은 1만8천900여 그루로 전체의 19%에 불과하다.

한편 문화재청은 29일 경주시청에서 산림청'경상북도'경주시와 긴급회의를 열어 재선충병 확산 방지를 위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우선 긴급방제비로 1억2천200만원을 교부하고, 지속적 방제를 위해 내년에도 19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포항 신동우 기자 sdw@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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