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 10명 중 6명은 농부증 걸려
농촌은 안전과 건강에 취약하다. 평균 연령이 62.3세로 고령인데다 평균 농업 경력이 33.3년에 이를 정도로 장기간 농업에 종사한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소규모 가족농이 대부분이고 재해율이 높고 산재보험 등이 없는 점도 위험 요소로 꼽힌다. 지난 2008년 농촌진흥청이 14개 마을, 농부 89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농부 중 40.5%가 농부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부 10명 중 6명이 농부증에 걸려 있는 셈이다.
농부증은 농부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정신적, 신체적 장애 증상군을 통칭하는 말이다. 특히 어깨 결림과 요통, 손발의 감각둔화, 야간 빈뇨, 호흡곤란, 불면증, 어지러움, 복부팽만감 등 8가지 증상 가운데 3가지 이상이 한 달 이상 계속되는 경우를 말한다. 농부들은 이 같은 증상 외에도 근골격계 질환과 농약중독, 자외선에 의한 피부질환, 동물원성 질병, 유기 먼지에 의한 호흡성 질환, 기타 알레르기 질환 등도 빈번하다.
비닐하우스 안에서 장시간 일하는 '비닐하우스병'도 농부증의 일종이다. 비닐하우스 내의 고온다습하고 밀폐된 작업환경으로 인해 요통, 어깨통증, 잦은 감기, 현기증, 구토증, 피로 등의 복합적인 증상이 추가로 나타난다. 특히 비닐하우스 작업의 경우 호흡곤란과 불면, 신경증 등 정신과적인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흔히 신경통이나 몸살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고 방치하면 다른 질환까지 유발될 수 있다.
◆작업 환경 바꾸고 충분히 휴식해야
농부증은 고온다습한 작업환경과 자외선, 농산물을 보관할 때 쓰이는 보존제 및 항진균제, 곰팡이, 분뇨, 벌레 물림 등으로 인한 질환이 많다. 또 어깨나 허리 등 특정 신체부위를 과도하게 쓰면서 근골격계 질환에 시달리기 일쑤다.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농사일을 시작하기 전이나 후에 근육과 관절의 긴장을 풀어 주는 간단한 스트레칭이나 체조를 하는 게 도움이 된다. 또 장시간 일하고 장시간 쉬는 것보다는 50분 정도 작업을 한 뒤 5분 정도 쉬는 것이 근육의 피로를 푸는 데 좋다.
농부증을 예방하려면 작업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우선이다. 농작업은 허리를 숙이거나 무릎을 구부린 자세에서 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이동식 좌석이나 과수용 사다리, 운반용 일륜차 등의 보조기구를 사용하면 작업환경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비닐하우스 안에서 작업할 때는 환기를 자주 하거나 냉각조끼 등을 착용해 더위를 식혀 주는 게 도움이 된다. 반복되는 피로와 정신적인 긴장, 영양 불균형 등을 피할 수 있도록 균형잡힌 식사와 적당한 운동, 충분한 휴식도 예방에 도움이 된다.
대구가톨릭대병원 가정의학과 김성희 교수는 "농업의 경우 대부분 자영업이기 때문에 환경 개선을 농업인이 직접 해야 한다. 따라서 정부 기관 차원에서 전문가 컨설팅을 통해 작업 환경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개선방안을 찾아 안전한 농작업 모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도움말 대구가톨릭대병원 가정의학과 김성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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