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야, 남의 것을 함부로 빼앗으면 어떻게 될 것 같니? 문득 떠오르는 이야기가 있구나.
옛날 어느 곳에 한 나그네가 길을 가다가 입이 불룩한 다람쥐를 보게 되었어.
"아니, 저 녀석 입에 뭐가 들었기에 저렇게 불룩한 것이지."
궁금해진 나그네가 다람쥐 뒤를 따라갔어.
다람쥐는 바위틈 양지쪽에 가더니 물고 있던 도토리를 뱉었어. 그리고 이번에는 도토리 몇 개를 물어다가 물가로 가더니 바위를 덮고 있는 이끼 속에다 숨기는 거야.
"아하, 저 녀석들이 도토리를 이끼 속에 숨기는구나. 아마도 사람들이 콩나물 내듯이 길러서 떫은맛을 없애려 하는 모양이지. 그래서 며칠 뒤 뿌리가 생겨날 무렵이면 도로 꺼내어 먹겠지. 고 녀석들 참!"
그래도 바위틈에는 도토리와 알밤이 수북하였어.
"아이고, 이게 웬 횡재냐? 아직도 많이 남았네."
나그네는 도토리와 알밤을 모두 주머니에 주워 담았어. 하나도 남기지 않았어.
그리고는 노래를 부르며 집으로 돌아왔어.
"알밤은 구워 먹고 도토리는 묵을 쑤어 먹어야지."
이튿날 아침이 되었어.
"어, 이게 무엇이냐? 다람쥐 같은데!"
나그네는 자신의 신발 속에서 다람쥐 새끼들이 죽어 있는 것을 보았어.
다람쥐 어미도 신발을 깨문 채로 죽어 있었어.
'어찌 된 일일까?'
나그네는 섬뜩해져서 벌떡 일어났어.
"그래, 내가 다람쥐들이 애써 모아 둔 먹이를 몽땅 꺼내어 오자 내 신발 냄새를 맡고 따라왔구나. 그리고는 신발을 마구 물어뜯다가 그만 숨을 거두었고……. 아! 내가 잘못했다."
나그네는 울면서 다람쥐들을 묻어 주었어.
"그렇구나. 모든 생명은 다 저마다의 먹이를 가지고 있어. 그런데 서로 자기만 먹으려고 마구 빼앗고 죽이고……."
나그네는 어릴 때 울타리에 있던 감나무가 문득 떠올랐어,
"아, 우리 할머니는 까치가 먹으라고 꼭대기의 감 몇 개는 남겨두었어. 내가 왜 그걸 깜박했을까? 도토리를 안 가져왔으면 좋았겠지만 가져오더라도 많이 남겨놓고 와야 하는 것인데! 아아!"
나그네는 머리를 감싸 쥐고 비명을 내질렀어.
"아아, 부끄러운 일이다."
그래, 아이들은 장난으로 돌을 던지지만 개구리에게는 목숨이 달려 있는 것처럼 자기 중심의 생각과 행동이 누군가에게는 이렇게 큰 불행으로 다가올 수 있는 거야. 항상 상대방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해 보고 행동하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이지.
심후섭 아동문학가'교육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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