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는 먹는 물로 인해 큰 피해를 입어온 도시이다. 지난 1991년 구미 공단에서 페놀 원액이 낙동강으로 유출되는 사태에 이어 최근까지 페놀 3회, 퍼클로레이트 1회, 1.4-다이옥신 2회, 불산 2회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피해를 입어온 '공포의 수돗물' 도시가 됐다.
수돗물을 공급받는 취수원 문제는 경제적인 문제나 지역주의적인 발상을 넘어서서 생명과 직결된 문제이다. 그렇기에 문희갑 시장 시절, 대구시가 경제활성화를 위해서 그렇게 사생결단 추진한 국가공단 조성사업도 부산시민들이 오염된 낙동강물을 마실 수 없다며 들고 일어나 아프지만 위천공단을 포기했다. 그만큼 어느 지역 할 것 없이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마실 권리는 기본적인 생존권과 직결된다. 따라서 다른 어떤 요구보다도 우선시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도 정부는 대구의 물 문제를 해결하는 시늉만 할 뿐,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안전한 물을 마실 권리는 다른 어떤 개발논리나 지역이익보다 앞선다.
대구시민은 언제 수질사고가 터질지 모르는 불안을 안고 살고 있다. 지금까지 대구시민들은 다섯 번이나 정권을 창출하고도 정부에 이것 내놔라, 저것 해결해달라고 요구하지 않았다. 정부가 성공하기를 바라며 오히려 지역 요구를 숨죽여 말하지 않았다. 그건 정부가 당연히 우선 순위에 따라 대구의 물 문제를 해결해주리라 믿고 기다렸던 것이다. 그런데 이게 뭔가.
국토교통부가 전국에서 가장 심각한 대구의 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취수원을 이전하려는 국가사업을 추진한다면서 해당 지역인 구미시의 민원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는 바람에 이웃사촌인 대구와 구미 간 감정의 골만 깊어졌다. 구미시민들은 대구가 이전을 원하는 해평광역취수장으로의 이전을 반대하고 있다. 해평취수장을 함께 사용할 경우 구미의 수자원 부족과 수질관리가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그도 나름 이유는 된다. 하지만 해평취수장에는 133만여t의 물이 있고, 이 중 구미'칠곡'김천이 약 30만t을 쓰고 있어서 대구가 64만t의 물을 쓰더라도 약 40만t이 남는데 구미시민들의 물 부족과 개발제한은 궁색하게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토교통부는 해평으로의 대구 취수원 이전 계획과 함께 2009년 처음 모색했던 안동댐 인근으로 옮기는 것도 적극 연구해봐야 한다. 예산이 얼마가 들든, 대구시민의 안전한 물은 생명을 위한 기본이다. 정부가 해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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