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사활 걸린 대구 하이브리드섬유, 반드시 국책 사업 돼야

5년여에 걸친 슈퍼섬유 융복합사업에 이어 섬유산업 고도화를 위한 대구시의 노력이 조금씩 진일보하고 있다. 대구시와 섬유개발연구원이 공동 추진 중인 하이브리드섬유 공정'성형가공 핵심기술 개발 및 사업화 관련 프로젝트가 최근 기술성 평가를 통과해 내년도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대상 사업으로 선정됐다. 최종 평가단계가 남아있지만 그 첫 관문을 통과했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다.

'산업의 옷'으로 불리는 하이브리드섬유는 철강'수송, 전기'전자, 환경'에너지 등 전 산업의 기초 소재로 갈수록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다기능성 산업용 융합섬유다. 이미 한계에 도달한 중'저가 의류용 섬유나 기초단계의 산업용 섬유만으로는 더 이상 견디기 힘든 환경에서 하이브리드섬유 핵심기술 확보는 섬유업계의 미래 먹거리이자 지역 섬유산업 구조를 고도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자 돌파구다. 반드시 국책 사업으로 선정되도록 필사적인 노력이 필요한 때다.

현재 대구시의 계획은 국비 1천200억 원 등 모두 2천200억 원을 투자해 하이브리드섬유 핵심기술 개발 확보와 사업화, 기술지원사업까지 아우르고 있다.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수입대체 효과와 일자리 창출 등 경제적 효과는 물론 우리 섬유산업의 지형도를 확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놓칠 수 없는 사업이다.

다행히 예비타당성 대상 사업에 포함됐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내년에 기획재정부의 최종 평가를 통과해야 하고 본격적인 사업 착수 시점도 빨라야 2016년부터다. 여기에다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고 제대로 결실을 보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만약 선진국과의 핵심기술 격차를 조기에 줄이지 못한다면 한국 섬유산업은 영원히 도태될 수밖에 없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대구시는 지역 섬유업계와 긴밀히 협력해 기반 여건을 차근차근 만들어가는 등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지역 섬유업체의 의지와 태도도 중요하다. 과거 대형 국책사업에서 보여준 구태에서 벗어나 신기술'신시장에 대한 개척정신 등 달라진 면모를 보여야 한다. 이번 사업이 수천억 원의 혈세를 낭비한 제2의 밀라노프로젝트가 된다면 더 이상 미래가 없다는 각오로 사업에 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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