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제2차 항공정책 기본계획 수립을 하면서 남부권 신공항 건설을 염두에 둔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가 수립한 2차 항공정책 계획을 분석한 연구 자료에 따르면 '항공여객 실적은 지속적으로 증가하지만 환승객이 감소해 새로운 대응이 시급하다'며 국내 새로운 허브 공항 건설 필요성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하지만 입지 경쟁을 둘러싼 시도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남부권 신공항 건설이 답보 상태에 빠져 있고, 이를 틈타 수도권과 제주 등 기존 공항들의 발전 계획만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공항을 염두한 계획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연구원은 최근 정부가 내년부터 2019년까지 추진하려는 '제2차 항공정책기본계획'을 분석한 자료를 내놨다.
이에 따르면 항공여객 실적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특히 올해부터 환승객이 감소해 공항의 허브(hub) 역량 강화에 따른 새로운 대응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공항 하나로는 사실상 환승객을 소화하거나 새로운 환승객 창출이 어려우며 새로운 환승 공항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자료는 또 '지방공항 운영 적자가 지속되고 있어 지방공항 수요 창출을 위한 새로운 노력이 필요하다'고 명시했다. 여기서 '새로운 노력'은 기존에 적용한 것 이외의 획기적인 방법으로, 지방공항을 통폐합하는 동시에 규모화된 새로운 공항건설 정책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2차 계획에서는 1차 때와는 달리 '지역발전과 연계한 공항 개발 및 운영'이라는 조항이 포함됐고, '교통약자 등 항공소비자 중심의 정책 수립'이라는 대목도 새롭게 명시됐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남부권 신공항 건설을 염두에 둔 것으로 국가 항공정책의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조항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자료는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을 통해 마련되는 최적 대안에 따라 사업을 추진할 계획을 명시하는 한편 영남지역 항공수요 증가에 대응하는 용량을 확충할 것도 적시하는 등 신공항 건설과 관련한 직접적이고도 긍정적인 부분도 포함돼 있다.
◆예타비 10억원 살아나나
정부의 긍정적 자세에도 불구하고 신공항 건설은 시도 간 이견으로 인해 답보 상태에 빠졌다. 특히 신공항 건설을 위해 올해 배정된 사전타당성 검토 비용 10억원의 향배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미 기획재정부로부터 확보한 10억원은 올해 사용하지 않으면 국고로 환수될 위기에 처했다는 게 영남권 지역 언론들의 보도이다. 하지만 정부에 따르면 아직까지 희망은 남아 있다.
절차상으로 보면 올해 사전타당성 용역은 사업 공고 발주만 하더라도 관련 예산은 국고로 환수되지 않게 된다. 조사를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조사 시행 대상을 선정하겠다는 공고만 내더라도 10억원의 예산은 '불용'으로 처리되고, 국고 환수 대신 내년 예산으로 '이월' 처리되는 것이다.
국토부 박재현 항공정책과장은 "공고는 연말까지만 하면 관련 예산이 국고로 환수될 일은 없다"며 "5개 시도의 합의에 대한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만큼 연내 공고는 이뤄질 것으로 보이고,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공고문에 포함되는 과업지시서가 걸림돌이다. 타당성 조사 용역을 어떤 방향으로 할 것인지를 담아내는 과업지시서 성격상, 부산을 비롯한 지방자치단체가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최근까지 5개 시도를 방문하거나 울산에서 5개 시도가 함께 모여 논의하는 등 사전타당성 조사 발주 공고 합의를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
◆다른 공항이 어부지리
신공항이 주춤하고 있는 사이 인천과 제주공항은 정부의 지원을 제대로 챙기게 될 공산이 커졌다. 정부 재원이 이들 공항에만 집중되기 때문이다.
우선 제주공항의 경우 장래 수요에 근본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기존 공항의 확장에 대한 사전타당성조사 용역을 조속히 시행하기로 했다.
이번 용역에 제주도 내 신공항 건설을 위한 방안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자칫 신공항 건설 무게가 영남권에서 제주도로 넘어갈 우려도 생겼다. 특히 2차 항공정책 계획안에는 제주공항 주변도로 신설, 슬롯 증대, 여객터미널 시설 개선 사업 등이 포함돼 있어 이를 넘어서는 지원 마련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인천공항의 경우 지난해부터 추진해 오던 3단계 사업을 2017년까지 조기 완료한다. 2018년에는 제2여객터미널을 개장하고 숙박, 업무, 상업시설 및 복합리조트 개념의 위락시설 등 주변지역 개발도 가시화된다.
김포공항에도 여객터미널 등 공항시설에 단계적으로 재원이 투입된다. 또 배후'주변 지역의 문화'레져 시설을 만드는 한편 비즈니스 관광 산업 등과 연계해 복합융합공간으로 발전하는 방안에도 정부가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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