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남-북-러 삼각 상생, 포항서 꽃피운다

러시아산 석탄 시범 운송, 나진, 하산 프로젝트 첫 성과…유라시아 '물류 동맹' 급

박근혜 대통령이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사업의 첫 성과가 포항에서 단추를 끼웠다. 이로써 경북 동해안의 항구인 포항이 동해안시대의 중심으로 떠오르게 됐으며, 향후 나진항과 물류 루트가 지속되면 '남'북'러 3각 상생'의 시범 모델이 될 전망이다.

러시아 하산과 북한 나진을 거쳐 러시아산 석탄이 포항신항 포스코 전용 원료부두에 이달 1일 입항해 이틀간의 하역을 성공리에 끝냈다. 러시아 하산과 북한 나진항을 철도로 이어 물류의 동맥으로 만드는 '나진-하산 프로젝트'가 비록 시범운송이었지만 실질적인 결과물을 내놓은 것이다.

게다가 정부가 "시범운송을 한 번 더 할 수도 있으며, 이르면 내년쯤 본계약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아 '하산-나진-포항 물류 루트'가 조기에 본궤도에 오를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이렇게 되려면 나진 항만이용료 등 협상조건이 맞아야 한다는 전제가 따른다.

본계약이 이뤄지면 포스코가 제철 공정에서 사용할 러시아산 석탄 수송비용은 다른 물류 루트보다 시간과 수송료 등 비용이 10~15% 정도 절약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국 동북3성이 북한 나진항을 동해의 출구로 활용해 물동량을 대거 몰아줄 경우, 포항영일만항 컨테이너부두는 나진에서 남중국'동남아'일본 관서지방으로 가는 중간 환적(換積)항으로 주목받게 된다. 포항 항만물류의 일대 혁명도 가능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허용섭 포항시 항만과장은 "이번 나진-하산 프로젝트가 5'24조치의 예외로 인정받은 것이 의미하는 바가 크다. 이러한 여건 변화를 바탕으로 중국 물량까지 북한 나진항을 통해 포항과 연결한다면 포항영일만항과 포항신항이 동북아 물류의 중간거점항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산 지하자원이 북한을 거쳐 국내로 수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러시아 하산과 북한 나진항을 잇는 54㎞ 구간 철도를 통해 반입된 시베리아산 유연탄 4만500t을 중국 화물선에 실어 지난달 28일 오전 10시 나진항을 출항, 1일 포항신항 입항했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도 "나진항의 시설이 지난달보다 더 개선됐다"며 "게다가 북측도 에볼라 바이러스 방역관계로 모든 입국 외국인에 대해 21일간 격리 조치를 적용하고 있는데, 우리 측 통일부 및 포스코 관계자 등에 대해서는 예외적 조치를 적용하는 등 사업 추진에 적극적이었다"고 전했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세계 최대 단일 대륙이자 거대 시장인 유라시아 역내 국가 간 경제협력을 통해 경제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의 기반을 만들고, 유라시아 국가들로 하여금 북한에 대한 개방을 유도함으로써 한반도 긴장을 완화해 통일의 기반을 구축한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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