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가족상담은 여느 부부상담에서 보는 것과는 다르게 딸과 아버지 사이를 묘한 기분으로 지켜보는 아내들의 불안으로 시작된다. 이들은 남편이 딸에게 지나치게 잘해 주고 있음에 정체를 알 수 없는 '긴장감'을 느낀다. 이 위기감으로 결혼생활은 불행해진다. 물론 부부관계가 냉전인 상태에 있는 아내들의 건강하지 못한 불안이다. 이들은 공연히 남편이 딸아이에게 파격적인 경제적 지원을 하여 유학을 보낸다거나, 값비싼 옷을 사주거나 할 때 지독한 질투를 느끼는 경험담을 토해 놓는다. 그 속에는 '나는 어렸을 때, 아버지로부터 저런 사랑을 결코 받아본 적이 없는데 왜 딸아이는 남편으로부터 저렇게 사랑을 듬뿍 받을 수가 있는 것인가. 내가 저 아이였으면 좋겠다…' 하는 미성숙한 엄마의 열등감이다.
이런 아내를 둔 남편의 기분은 참담하고 씁쓸할 수밖에 없으리라. 그리고 엄마의 속내를 모르고 마냥 행복해하는 딸아이는 영문도 모르고 히스테리를 부리는 엄마의 잔소리와 가당치 않은 차별을 감당해야 해 정서가 불안해진다. 그런데 엄마의 속도 모르고 더욱 자극하는 것은 딸아이의 아빠에 대한 지극한 사랑의 마음 때문이다. 딸아이는 자기가 반해 버릴 정도의 건강한 이성을 만날 때까지는 단연, 자신이 결혼하고 싶도록 너무 좋은 이상형은 바로 아버지일 뿐이다. 그래서 딸아이는 아빠와 함께 있기를 좋아하고 아빠에게 마치 아내처럼 밥상을 차려주고 곰살맞게 그의 시중들기를 행복해 한다. 이른바 프로이트의 심리성적 발달단계에 해당되는 '일렉트라 콤플렉스' 현상이 연장되는 모습이다. 이것은 딸 아이가 출생 후, 최초로 이성으로서의 인간관계 경험을 하는 남자는 바로 '가장 안전하고 친절한 아버지'였기에 아이의 정신기능(ego)이 현실감별을 건강히 해낼 때까지는, 아버지가 나의 배우자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환상은 계속 된다. 특히 부부관계에 금이 가거나 갈등상태가 오래 지속되는 가정일수록 딸아이의 아버지에 대한 환상은 더욱더 오래 지속되는 법이다.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이 현상에서 갈등부부 아내들은 당황하고 힘들어하며 필자를 찾는다. 필자가 내리는 대처방법에는 당연히 딸아이의 유아시절 잔류물인 '일렉트라 콤플렉스'를 경감시키는 방법이 우선이다. 이는 바로 부부가 부모의 위치인 원래의 제자리를 찾고 관계기능을 회복하는 것이다.
김미애 대구과학대 교수 대구복지상담교육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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