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밤늦은 퇴근길에 택시를 탄 직장인 A씨는 몹시 불쾌한 일을 겪었다.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요금이 4천800원인 것을 확인하고, 택시기사에게 만원짜리 한 장을 건넸다. 그런데 택시기사가 "천원짜리를 잘못 줬다"고 해서 A씨는 다시 1만원을 건넸고, 앞서 냈다고 하는 1천원까지 더해 거스름돈 6천200원을 받고 택시에서 내렸다.
뭔가 이상하다 여긴 A씨가 지갑을 열어봤더니 3장 있었던 만원권이 1장밖에 없었다. 결국 A씨는 택시기사의 말에 속아 9천원을 더 낸 것이었다. A씨는 "처음엔 차 안이 어두워 나의 실수려니 했으나, 택시기사가 속인 것이었다"며 "나 같은 피해자가 얼마나 있을지 걱정된다"고 했다.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택시기사들이 '지폐 바꿔치기'를 하는 일이 있어 승객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지폐 바꿔치기는 택시요금으로 5만원권 혹은 1만원권을 냈을 때, 택시기사가 5천원권이나 1천원권이라며 돈을 잘못 줬다고 말한 뒤 추가로 돈을 더 받는 수법이다. 대부분 피해자는 실수로 지폐를 잘못 건넸다고 착각하고 다시 요금을 내게 된다.
심지어 현장에서 지폐를 바꿔치기하는 모습을 목격해도 택시기사가 부인하면 돈을 되돌려받기는커녕 면박을 당하기도 한다. 대학생 김윤정(27) 씨는 술을 먹고 택시를 탄 뒤 지폐 바꿔치기 피해를 입었다. 김 씨는 귀갓길을 걱정한 친구들이 택시번호와 회사를 적어뒀기에 피해 사실을 알고 난 뒤 바로 택시회사로 연락했지만, 그 기사는 "증거도 없이 사람을 의심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서모(30) 씨는 가까스로 지폐 바꿔치기를 피할 수 있었다. 택시요금으로 냈던 1만원권에 친구들과 함께 장난으로 낙서를 했던 것이 기억났고, 택시기사에게 이를 따져 물어 돈을 돌려받았다. 서 씨는 "돈을 바꿔치기 하는 것을 봤는데도 딱 잡아떼기에 내가 건넨 만원권에 그려진 낙서가 있다며 따졌더니 실수했다며 돈을 돌려주더라"고 했다.
피해 승객들이 경찰에 신고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기 여부를 입증하기가 사실상 어렵다. 결국 승객 스스로 조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가장 안전한 방법은 카드 결제이다. 또 현금 계산을 할 때는 실내등을 켠 상태에서 지폐를 확인하고서 요금을 내는 것이 좋다.
개인택시 기사 윤모(65) 씨는 "지폐 바꿔치기 수법은 신권이 발행된 후 꾸준히 있어왔는데, 경기가 좋지 않으니 성행하는 것 같다. 이 때문에 양심적인 택시기사들까지 매도되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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