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립공원인 팔공산의 생물자원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시가 국립공원관리공단에 의뢰한 팔공산 자연자원조사 결과 보고에 따르면 팔공산에는 모두 4천741종의 동식물이 서식해 몇몇 국립공원보다 생물 다양성이 훨씬 높은 등 생물자원의 보고(寶庫)로 나타났다. 보존가치와 이용가치를 합한 경제적 가치가 5조 2천억 원에 이른다는 분석이다.
이번 조사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1천566종 등 모두 4천741종의 동식물이 팔공산에서 서식 중인 것으로 처음 확인된 점이다. 이는 도시형 국립공원인 무등산(3천668종)과 계룡산(3천375종), 북한산(2천945종)보다 많아 팔공산의 생물자원 가치가 매우 높다는 점이 입증됐다. 멸종위기에 놓인 수달과 삵, 담비, 독수리 등 11종을 비롯한 가야물봉선'고려엉겅퀴'긴몰개'남포잎벌'꼬리치레도롱뇽'주름다슬기 등 한반도 고유종 61종도 확인됐다. 국내 미기록 곤충 9종도 관찰됐다. 여기에 국보와 보물, 유형문화재 등 165건의 지정'비지정 문화재가 산재해 있고 연간 450여만 명의 탐방객이 팔공산을 찾는 등 당장 국립공원으로 지정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물론 개선해야 할 점도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동식물 서식지 파괴나 문화재 발굴에 따른 주변 생태계 훼손, 비지정문화재 관리 소홀 등이 지적돼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대구시는 팔공산 인근 지자체들과 협력해 드러난 문제점들을 보다 세세히 파악하고 체계적인 관리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 팔공산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지역민의 목소리가 높다. 전국의 국립공원 21곳 중 대구경북의 국립공원은 경주와 소백산, 주왕산 등 모두 세 곳이다. 가장 최근에 국립공원으로 승격된 곳은 지난해 지정된 광주 무등산으로 24년 만에 새로 추가됐다. 무등산에 못지않은 여러 자연자원 기반과 가치를 지닌 팔공산을 당장 국립공원으로 지정해도 전혀 무리가 없다.
국립공원은 대구시와 경북도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다. 하지만 '생물'문화자원 보고'라는 이름에 걸맞게 팔공산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계획부터 세우는 게 먼저다. 관리는 하지 않으면서 간판만 바꿔 달면 무슨 소용이 있는가. 팔공산의 명성과 이미지에 흠이 가지 않도록 관리부터 철저히 한 후에 국립공원으로 격을 높여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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