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겨울철 차량 배터리 방전 조심하세요

블랙박스·열선 전류 소모 출동 서비스 12월 최다

지난달 말 주성현(37) 씨는 출근을 위해 시동을 걸려고 차 키를 돌렸지만 키만 돌아갈 뿐 시동 모터는 작동되지 않았다. 주 씨는 배터리가 방전된 것 같아 보험회사에 긴급출동 서비스를 요청했다. 출동한 수리 기사는 "휴일 동안 켜져 있던 블랙박스로 배터리가 방전된 것 같다"고 했다.

한겨울로 접어들면서 자동차 배터리 방전으로 시동이 걸리지 않아 긴급출동 서비스를 요청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보험개발원이 2012년과 지난해 2년간 국내 주요 자동차 보험회사의 긴급출동 서비스 실적을 분석한 결과 총 1천400만여 건 중 180만 건(12.5%)이 12월에 출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2월 출동 건수 가운데 40%가 배터리 충전을 위해 출동했다.

이처럼 12월 배터리 충전 출동이 많은 것은 전조등, 창문 열선, 좌석 시트 열선 등의 사용으로 배터리에 무리가 가면서 방전되는 사례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설치가 늘고 있는 차량용 블랙박스도 배터리 방전의 주요 원인이다.

손해보험협회 자동차보험팀 관계자는 "겨울에는 여름철보다 배터리 방전으로 출동하는 건수가 3배가량 높다. 요즘에는 블랙박스의 전류 소모가 많은지 모르고 전원을 끄지 않은 채 차를 세워두는 운전자가 많아 배터리가 자주 방전된다"고 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겨울에는 가끔 시동을 켜 주거나 배터리 온도가 떨어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윤종호 경일대 기계자동차학부 교수는 "차를 오랫동안 운전하지 않을 때는 블랙박스 전원, 차량 내부 전등을 끄고 내리는 것이 좋다. 또 보조 배터리를 달거나 2, 3일에 한 번씩은 시동을 켜 배터리 충전 상태를 점검할 필요가 있고, 지하주차장에 세워두거나 자동차에 커버를 씌워두는 등 배터리 내부 온도가 급격히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허현정 기자 hhj224@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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