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 경찰은 범죄나 사고에 신속하게 대처하는 것에 더해 시민의 안전과 행복을 위한 보호막이 돼야 합니다. 그러려면 범죄와 사고 가능성을 앞서 차단하고, 늘 시민의 곁에서 시민과 호흡하며 작은 요구라도 곧바로 실천해야 합니다."
9일로 부임 100일을 맞은 이상식 대구경찰청장이 늘 경찰관들에게 강조하는 말이다. 이는 그가 학창 시절과 초급간부 시절을 보낸 대구를 20년 만에 치안책임자로 다시 찾게 되면서 되뇌고 되새겼던 다짐이기도 했다.
이 청장은 "그 도시가 치안이 얼마나 잘 돼 있느냐는 시민의 표정만 봐도 알 수 있다"며 "경찰은 밝고 유쾌한 대구를 위해 시민의 부름에 즉각적인 응답과 대응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112 신속대응. 여성안심귀가 동행 서비스 확대, 동네조폭 뿌리 뽑기 등에 대해 소신을 갖고 있으며 이를 위해 소매를 걷어붙였다.
현장 경찰관들은 발에 땀이 났다. 크고 작은 결과물도 낳았다. 지난달 27일 팔공산 등산을 간 아버지가 돌아오지 않는다는 자식의 신고를 접한 경찰은 곧바로 수색작업에 나섰다. 조난자와의 휴대전화 통화로 위치를 파악, 신속하게 군부대에 상황을 전파하는 협조체제로 신고 접수 5시간 만에 그를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냈다.
이 청장은 수시로 경찰이 시민의 부름에 얼마나 빠르게 대응하는지를 체크한다. 사건과 사고 시 담당구역에 상관없이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경찰관이 자발적으로 출동, 이를 해결했을 땐 특진이라는 보상으로 신속대응을 독려했다.
그 결과 대구경찰의 112신고 평균 도착시간은 2분 42초. 이는 전국 평균(3분 40초)보다 1분가량 빠른 것으로 전국 1위다.
여성안심귀가 동행 서비스의 확대 역시 시민의 입장에서 시행된 정책이다. 어두운 밤길을 무섭게 느낀 누구라도 112로 전화만 하면 경찰관이 동행해 안전하게 귀갓길을 돕는 이 서비스는 범죄 예방 효과까지 누리고 있다.
"어린 시절, 늦은 밤에 여고생 누나들이 버스에서 내려 어둡고 외진 길을 걸어 집으로 향해야 할 때 아버지께서 그 누나들을 데리러 가는 모습을 보고 자랐습니다. 부모, 형제의 마음으로 곁을 지키는 것, 이게 바로 경찰이 해야 할 일입니다."
요즘 이 청장은 소상공인들로부터도 칭찬을 많이 듣는다. 영세상인, 소시민들을 괴롭혀온 이른바 '동네조폭' 검거에 나서 그들로부터 받은 위협과 재산상, 정신적 피해를 해결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고소'고발'진정 등의 빠른 처리와 범죄 피해자들에게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되겠다는 이 청장. 대구청장으로 부임하며 서울에 있던 가족 모두를 대구로 이사 오게 한 까닭 역시 '내 가족의 안전처럼 대구시민의 생명을 지키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최두성 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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