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제칼럼] 신사업의 성공 방정식

연말이면 기업들은 새해 경영계획 짜기에 여념이 없다. 세계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당분간 지속되고, 외환 및 금융시장의 불안 요소가 여전하다. 따라서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새로운 수익원을 어디에서 찾아낼 것인지가 새해 경영계획의 핵심과제다. 검색포털 구글은 자동운행 자동차, 스마트 안경, 공중부양 풍력발전, 인공위성 인터넷 중계기 등의 신성장 엔진 개발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Google X' 라는 기치 아래 신사업 아이템별로 다양한 경험을 가진 인력으로 팀을 꾸려 사업 기획과 인큐베이션 및 타깃기업 인수 등을 일사불란하게 추진하고 있다. IBM은 컴퓨터 하드웨어 생산판매기업에서 소프트웨어와 서비스기업으로 탈바꿈했다.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를 비롯한 소프트웨어기업과 PwC컨설팅을 비롯한 서비스기업을 인수했다. 하지만 구글이 추진 중인 신사업들에서 성공 여부를 가늠하기는 이르고, IBM은 매출과 수익성이 자본시장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채 고전하고 있다. 신사업의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한 몇 가지 경험칙을 나누고자 한다.

첫째, 신사업 발굴과 육성을 일회성이 아닌 일상적인 핵심 업무로 인식하여야 한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고객의 기호, 꾸준히 혁신하는 경쟁자들, 잠깐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냉혹한 시장에서 장수 기업은 꾸준히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찾아낸다. 새로운 상품뿐 아니라 기존 상품에 새로운 부가 서비스를 추가하거나 고객 마케팅 방식을 바꾸는 등 새 사업 모델을 통해 대성공을 이루는 경우도 있다. 개인 소유의 아파트나 승용차를 사용하지 않는 기간에 이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과 연결하는 등 공유경제와 관련된 '우버' 등이 좋은 예다.

둘째, 타깃시장의 크기와 성장성 및 수익성을 제대로 예측하는 것이 신사업 성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TV 등 가전제품처럼 기존의 시장에 새 모델로 침투하는 것이 아니라 전기자동차용 신소재처럼 신규로 시장을 창출하는 것이라면 시장 예측의 리스크가 커진다. 전기자동차 전문 메이커나 전통자동차 메이커의 전기차사업부와 손을 잡고 신소재사업을 공동으로 영위하는 것이 성공 확률을 높인다. 신재생에너지사업 등 정부의 보조금이나 규제가 많은 경우에는 정부 보조금 등이 없어질 경우도 반드시 고려하여야 한다. 경쟁사들과 어떤 관계를 정립하고 가격과 마케팅 및 상품 면에서 어떤 전략을 구사할 것인지도 명확히 하여야 한다.

셋째, 타깃 신사업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핵심 역량을 충분히 갖추고 있는지, 부족한 것을 외부에서 확충할 수 있는지를 냉철하게 따져야 한다. 부설연구소에서 개발한 고유기술을 상업화하는 경우에도 보유 역량 체크는 필수적이다. 실험실에서 기초 및 응용기술연구를 거쳐서 파일럿 테스트에 성공하더라도 대량 연속생산 시에 품질과 생산성이 유지되고 반복될 수 없는 경우도 허다하기 때문이다. 외풍이 없는 실험실과 예고 없는 풍랑이 잦은 시장과는 엄연히 구분하여야 한다.

넷째, 타깃시장에 대한 면밀한 예측, 보유 역량에 대한 검증이 충분하더라도 신사업 착수 시점과 초기 사업 규모 등에 대해 사내 관련 부서와 임원 간에 이견이 있게 마련이다. 이때 초장기 투자 성향을 가진 재무적인 투자자와 합작해 신사업을 수행하는 방안이 있다. 즉 신사업의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대가로 신사업의 기대이익을 이들 재무투자자와 공유하자는 것이다. 국내외 연기금과 생명보험회사들은 초저금리 기조하에서 개인고객들의 자금을 장기로 운용할 적정한 투자처를 찾는 것이 핵심과제다. 장기투자 금융상품이 부족하여 애로를 겪는 연기금이나 생명보험회사와 신사업 착수에 따른 리스크 분담 파트너가 필요한 기업 간에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이다.

요약건대 세계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면서 거의 모든 산업에서 수익성 악화와 매출액 정체를 겪고 있다. 새로운 수익원이 될 신사업 발굴에 성공하는 기업만이 성장하고 살아남을 것이다. 신사업에 성공하는 기업들은 무엇보다도 타깃 시장의 성장성과 수익성에 대한 올바른 예측과 보유 역량에 대한 냉철한 분석에서 출발한다. 사업 구조 재편성을 일상적인 핵심 업무로 인지하고 실행하는 기업이 시장에서 승리한다. 즉 신사업 발굴과 사업 구조 재편성은 경기 변화에 대응하는 일회성 전략이 아니라 일상적 핵심 업무인 것이다.

최명주/포스코기술투자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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