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고객과 승무원에게 갑질하는 고약한 대한항공

대한항공의 갑(甲)질이 '땅콩 리턴'한 조현아 부사장의 승무원에 대한 경우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대한항공 이용고객을 '봉'으로 여기는 서비스마인드 부재와 갑질식(式) 대응도 수시로 터져 나온다.

대한항공은 최근 홈페이지를 개편했다. 하루 이틀 만에 끝난 것도 아닌 홈페이지 개편 과정에서 대한항공은 제대로 된 안내를 하지 않았다. 달랑 개편 안내 메모 하나 띄운 채 소통되지 않는 홈페이지를 그대로 방치했다. 개편 과정에서 사전 예매한 표를 바꿀 수 있는 통로는 홈페이지 어디에도 없었다. 그냥, 예매표를 바꾸어야 하는 고객이 답답하면 알아서 해결하라는 식의 무책임한 홈페이지를 그대로 방치했다.

불편을 겪는 고객들의 마음은 아랑곳하지 않고, 대표 전화를 돌리면 일상적 안내만 되풀이될 뿐이었다. 불친절한 홈페이지와 제대로 안내를 받지 못하는 대표 전화를 붙들고 시간을 낭비하던 고객들이 지치고 짜증 난 마음으로 대한항공 대구지점을 찾아가자 더 열불나는 상황이 기다리고 있었다.

추석을 전후해서 대구에 사는 대한항공 예매고객들이 점심 시간을 이용해서 표를 바꾸러 갔지만 결국 기다리다가 표를 바꾸지 못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도 발생했다. 한 고객은 점심 시간을 이용해서 항공권을 변경하러 갔으나 대기자가 많은데도 업무를 보는 직원은 딱 1명뿐이어서 결국 기다리다가 되돌아갔다.

인터넷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요즘 세상에 불통 홈페이지에다가 지점에 가서도 민원을 해결하지 못한 고객들의 대한항공에 대한 원성은 커지지 않을 수 없다. 그야말로 서비스 제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일을 예사롭게 하던 대한항공이 이번에는 임원의 갑질 램프 리턴까지 불거진 것이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평상시 고객에 대한 서비스 마인드가 부재한 데, 무슨 제대로 된 사내 인간관계가 성립되어 있겠는가.

경직된 서비스와 임원의 갑질은 항공사로서 대한항공의 점수를 확 깎기에 충분하다. 대한항공이 현재의 높은 인지도와 시장 점유율만 믿는 교만한 마음을 계속 갖는다면 승객들도 계속 대한항공을 타야 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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