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시기가 '약간' 늦어져서인지, 아니면 남녀의 조합이 '특이'했는지 대중의 관심은 높다. 배우 윤상현(41)과 가수 겸 작곡가 메이비(본명 김은지'35) 얘기다.
윤상현은 '나이 차이도 좀 있어서 사람들의 관심을 받은 게 아닌가?'라는 말에 귀엽게(?) 발끈한다. 메이비와 나이 차가 그렇게 많이 나지 않고, 자신은 "절대 도둑놈이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예비신부가 자기와 비교해 어려보이긴 하지만, 1979년생이라고 강조하는 윤상현.
그는 "처음에는 (남성잡지) 맥심 화보에 나와 있는 사진을 보고 메이비가 섹시 여가수 아이비나 손담비과인 줄 알았는데, 과거의 강수지나 하수빈과 같은 노래를 많이 했더라"며 예비신부 이야기를 이어갔다.
요즘 윤상현의 이야기는 모두 기승전'메이비'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라디오나 TV, 공식 석상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달 4일 개봉한 영화 '덕수리 5형제'(감독 전형준)를 홍보해야 하건만, 그러거나 말거나 인터뷰 시간 대부분을 메이비를 향한 애정을 표하는 데 썼다. 물론 '내 스타일이 아니었네'부터 '노래 발성은 좋아하지 않는다'는 말까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의 이야기도 가감 없이 전했다. 물론 이렇게 말하나, 저렇게 말하나 메이비를 아끼고 사랑하는 건 쉽게 느껴졌다. 그 반대인 메이비 입장에서도 그런 듯싶다. 윤상현이 안 좋은 이야기를 해도 메이비는 "지적을 해준 사람이 처음이었다"며 좋아했고, 두 사람은 의견 일치를 봐 결혼에까지 이르게 됐으니까 말이다.
윤상현은 "사실 처음에는 메이비에 관심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자신도 "그 친구를 만난 게 의외"라고 할 정도다. "옛날의 팬이었거나, '예쁘장하게 생겼네'라는 조금의 관심이라도 있었으면 이해라도 하겠지만 사실 TV에 나와도 눈여겨보지 않았는데…."(웃음)
오작교는 윤상현의 매니저였다. 생전 처음으로 소개팅을 주선했는데, 그게 메이비였다. 메이비를 알고 있던 매니저는 두 사람이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했고, 둘은 만남을 이어갔다. 사실 윤상현은 처음에는 별 감흥이 없었다. 이유는 그가 "건강미 넘치고 통통한 스타일을 좋아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이상형과는 다르게 왜소해 보이는 메이비였지만 웃는 얼굴에 넋이 나갔다. 만날 때마다 마주한 웃음에 편안해졌고, 좋은 감정은 쌓여갔다. 윤상현은 "같이 살아도 좋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웃었다. 지난 4월 소개팅으로 처음 만나 7월부터 교제를 시작, 5개월 만에 결혼발표까지 속전속결이었다.
"둘이 좋아하고 확신이 생겼는데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을 것 같더라고요. 그 친구도 나이가 있고 결혼을 염두에 두고 저를 만난 것이고, 저도 혼기가 찼으니 빨리 결혼하고 싶었죠."(웃음)
윤상현은 자신의 결혼 사실이 예상치 않게 알려진 데 대해서는 아쉬움을 털어놨다. "방송('힐링캠프')에 나가 깜짝 선물 같은 영상편지로 제 마음을 전하고 싶었어요. 이경규 씨나 다른 분들도 전혀 모른 상태에서 작가들에게만 결혼 소식을 알리고 촬영하기로 했죠. 그런데 녹화가 끝난 뒤 게스트로 나왔던 (김)광규 형이 드라마 '피노키오' 촬영장과 예능 '나 혼자 산다' 녹화 현장에서 다 이야기하고 다녀 알려지게 됐다니까요."
깜짝 프러포즈가 미리 알려져 안타까워한 그만큼이나 윤상현의 팬들도 결혼 소식에 아쉬워하지 않을까. 일본 팬들도 꽤 많은 윤상현의 12월 일본 콘서트 티켓은 결혼 발표 후 30%가 환불되기도 했을 정도다. "어쩔 수 없죠. 팬들이 이해해줄 거라고 믿고 있어요. 저도 한 집의 가장으로, 아빠로도 살아야 하지 않을까요?"
윤상현의 결혼 이슈에 영화는 폭 파묻혔다. 속상할 법도 하다. "영화 홍보를 위해 결혼 이야기를 한 것은 아니예요. 제 감정에 충실했고, 이 사람을 빨리 잡고 싶어서 방송에서 프러포즈하려고 한 건데 이렇게 됐죠. 하루 정도 관심 받으면 끝일 줄 알았는데 계속 축하해주고 격려해주고 좋은 말을 많이 해줄 줄은 몰랐어요. 사실 영화 제작사 대표님께는 죄송하다고 말씀드렸어요. 대표님이 '이게 또 홍보 효과가 있을지 모른다'고 하시더라고요.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지만 미안하고 감사해요."
'덕수리 5형제'는 실종된 부모를 찾기 위해 다섯 형제가 벌이는 좌충우돌을 담은 작품이다. 코믹과 스릴러의 조합이 신선한 영화다. 윤상현은 "제목부터 빵 터졌다"고 회상했다. 그는 "잔잔한 감동과 웃음이 있는 작품에 참여하고 싶었다"며 "드라마 '갑동이'를 하면서 나에 대해 많이 알게 됐다. 무거운 소재로 처음부터 끝까지 가니 힘들고 답답한 기분이었다. 아무래도 내 성향상 희로애락이 있는 드라마나 영화를 해야 즐겁게 촬영하는 것 같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덕수리 5형제'에서 욕을 입에 달고 사는 타투이스트 동수 역을 못 맡은 아쉬움도 토로했다. "(송)새벽 씨가 맡은 동수 캐릭터를 진짜 하고 싶었어요. 사실 감독님이 첫 연출작이시니 내가 동수를 하겠다고 하고 부탁하면 넘어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안 되더라고요. 시나리오를 보며 동수 역할에 꽂혀 있었는데 감독님의 고집을 꺾을 수 없어서 아쉬웠죠. 하하하."
윤상현과 메이비의 결혼식은 내년 2월 8일이다. 여느 연예인들의 결혼식과는 달리 팬들에게 공개되는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그는 "비공개로 할 필요가 있느냐는 생각을 옛날부터 했다. 사람들이 사진이나 영상도 찍으면서 추억거리를 갖게 될 수 있다면 그걸로 좋다. 오셔서 즐기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물론 공표는 했지만, 막상 준비하고 보니 어려움도 많고 고민이 많다. "결혼식을 만만하게 본 것 같다"는 윤상현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즐거워 보였다.
벌써 데뷔한 지 10년이 된 윤상현. "빨리 달려가고 싶은 생각은 없다"는 그는 "물 흐르듯 천천히 내게 들어오는 일을 열심히 할 계획"이다. 그러면 그가 좋아한다는 "웃음과 감동이 있는 작품도 계속 들어올 것"으로 믿고 있다. "제가 좋아하는 작품들이 있는데요. 영화 '1번가의 기적'의 임창정 씨 역할이나 '살인의 추억'의 송강호 씨 역할도 천천히 걷다 보면 내게 들어오지 않을까 해요. 결혼은 제 인생을 재부팅하는 느낌이네요. 다시 또 새로운 마음으로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물론 당분간은 결혼 준비를 할 거고요. 메이비와 연애를 오래 못했는데 결혼한 뒤에 함께 여행을 할 계획입니다. 이 친구가 여행을 많이 못 다녀 봤더라고요. 첫 여행지는 경주 남산이고요."(웃음)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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