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사상 최대 규모의 동계 군사 훈련을 벌이고 있다. 여느 해와 달리 특수부대의 육상 및 해상 침투 훈련을 비롯해 야전부대의 전술기동훈련, 해안포와 방사포 등 포병 전력의 조준 사격 훈련, 공군 전투기의 비상 출격 훈련 등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특수부대의 공수 강하 훈련은 20배 이상 늘어났다. 훈련이라고는 하나 실전 상황을 전제로 깔고 있다. 우리에겐 심각한 안보 위협이 아닐 수 없다.
이번 훈련엔 북한군이 보유한 후방 침투용 AN-2기가 대거 동원됐다. AN-2기는 전형적인 공격 용도의 비행기다. 길이 13m, 폭 18m 정도의 프로펠러 비행기로 완전무장한 특수부대원 10명 정도를 태워 후방에 침투해 교란작전을 벌일 수 있다. 기체가 목재와 가죽으로 만들어진데다 저공비행이 가능해 레이더 포착이 어렵다. 게다가 고속도로나 골프장 정도의 공간만 있어도 이착륙이 가능해 북한의 또 다른 비대칭 전력이 된다. 지난달 중순부터 지금까지 이를 이용한 특수부대의 공수낙하 훈련 참가인원이 연 1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런 공격용 AN-2기를 300여 대나 보유하고 있다.
북한이 이처럼 동시다발적 동계 훈련을 벌이는 것이 김정은의 전쟁에 대한 과도한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김정은은 집권 1년차 군 조직을 장악한 후 국제사회의 비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핵과 장거리 미사일 등 대량 살상무기 개발에 주력해 왔다. 그러면서도 방사포 등 재래식 무기를 보완, 발전, 배치하는 것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수도권을 겨냥해 122㎜ 방사포 200여 문을 전방 배치했고 240㎜ 및 240㎜ 개량형 방사포 200여 문은 후방 배치했다. 북한의 방사포 전력은 5천 문을 넘는다.
이번 훈련은 김정은이 그동안 강화한 군사력의 시험무대다. 김정은은 2015년을 통일대전의 해로 선포하고 전면전 대비를 재촉하고 있다. 이번 훈련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북한의 이런 움직임이 당장 전쟁으로 이어질 징후는 없다지만 북한의 군사력 극대화는 남북 정세가 북한이 의도한 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 언제라도 도발로 나타날 수 있다. 우리 군이 조금도 긴장의 끈을 늦춰선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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