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남희 경북대 교수 개인전…이미지 중첩시켜 착시 효과

회화라고 평면에만 머물쏘냐

30년 이상 대학에서 후진을 양성하며 생명력 넘치는 작품 세계를 펼쳐 온 박남희 경북대 교수의 23번째 개인전이 16일(화)부터 30일(화)까지 갤러리선에서 열린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 디지털 회화를 선도하는 작가다. 박 교수는 1998년부터 한국의 전통 미의식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해 환상적이고 우주적인 아름다움을 작품 속에 녹여내고 있다. 특히 박 교수는 캔버스에 LED를 부착한 작품으로 뉴미디어아트 발전에 선구적 역할을 했다. 또 2013~2014년에는 천 위에 디지털 프린팅을 한 작품을 천정과 벽면에 설치한 뒤 동영상을 비추는 작품을 통해 미술과 IT가 융복합된 새로운 개념 미술을 제시했다.

갤러리선이 개관 기념전으로 마련한 이번 전시는 박 교수가 지금까지 추구해 온 디지털 회화를 정리하는 의미를 갖고 있다. 박 교수는 디지털 회회가 가진 평면성을 극복하기 위해 이미지 중첩 등 여러 기법을 응용해 착시현상을 불러일으키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작품들은 울산 반구대암각화를 비롯해 신라의 불교미술, 고구려 벽화, 조선 민화에 등장하는 한국적 상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생동감 넘치는 화면으로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석굴암 이야기'는 불교라는 종교적 차원을 넘어 신라인의 국가 의식과 호국 정신의 결과물로 석굴암 본존불을 해석한 작품이다. 다산과 풍요를 상징하는 울산 반구대암각화의 동물 도상과 고구려의 삼족오를 함께 배치해 전통 미술을 새롭게 인식하는 단초를 제공한다.

'현대인 이야기'는 민화에 등장하는 까치 호랑이 이미지와 천지인을 상징하는 붉은색과 노란색, 녹색 원을 소재로 우주 공간을 형상화한 작품으로 현대 도시를 상징하는 기하학적 패턴과 인간 형상을 중첩시켜 전통과 현대의 결합을 시도했다.

'기억의 암각화'는 울산 반구대암각화를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디지털 회화에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오브제를 부착해 만든 이미지를 다시 포토샵으로 재구성해 디지털 회화가 가지는 평면성을 극복한 작품이다. 3D 안경을 끼지 않고 3D 화면을 보는 것처럼 눈의 착시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박 교수는 "울산 반구대암각화가 갖는 세계 미술사적 의미와 가치가 매우 크다. 그래서 울산 반구대암각화에 대한 학문적 연구를 많이 진행했다. 이번 전시는 이런 학문적 연구를 토대로 울산 반구대암각화를 넘어 신라의 고미술, 고구려 벽화, 조선 민화의 이미지들을 다양하게 재구성해 디지털 회화가 가지는 평면성을 눈의 착시현상으로 극복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053)421-56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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