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4년제 대학을 졸업한 A(29) 씨는 올해 초 지역의 한 중견기업에 취직했지만 3개월 만에 퇴사하고 다시 취업준비생이 됐다. A씨는 "취업 전에 급여가 대기업 수준에 버금간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막상 취업해 교통비와 상여금 등을 따져보니 차이가 컸다. 고민 끝에 사표를 냈다"고 했다.
B(26) 씨도 비슷한 사례다. B씨는 지난해 9월 4년제 대학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올해 2월 견실한 자동차부품업체에 취업했으나 6개월 만에 그만두고 현재 취업 준비에 여념이 없다. 그는 "취업 포털사이트 정보와 달리 실제 급여가 적었고, 주말에도 자주 근무해야 하는데 주말 근무수당도 제대로 주지 않았다. 복리후생도 당초 예상보다 나빠 퇴사를 결심했다"고 털어놨다.
청년 취업난이 사회문제로 불거지고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사회 초년생들이 어렵게 취업했다 사표를 내고 다시 취업전선으로 뛰어드는 경우가 늘고 있다.
취업포털사이트 '사람인'이 지난 1년간 신입사원을 뽑은 기업 311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업체의 77%가 입사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퇴사한 사원이 있다고 답했다. 조기 퇴사자의 비율은 평균 34%로 집계됐고, 퇴사 시기는 '3개월 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다시 취업준비생이 된 사회 초년생들이 늘자 대학가에서는 이들을 지칭하는 '돌취생'(돌아온 취업준비생)이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이들 대부분은 적성과 조직문화가 자신과 맞지 않다는 점과 함께 연봉이나 복리후생 등이 기대치와 달라 퇴사를 선택했다고 입을 모았다.
상당수 회사가 구직 공고에 '연봉 및 복리후생은 내규에 따름'이라고 공지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취업 준비생들은 취업 포털사이트나 인터넷 카페에서 관련 정보를 얻고 있다. 하지만 취업 포털사이트 등의 정보 역시 실제와 차이가 나는데다 각종 수당, 연말 상여금, 교통비 등 구체적인 내용은 포함돼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취업준비생 김모(27) 씨는 "임금 및 복지와 관련된 기업 정보를 얻기가 가장 어렵다. 기업들이 이를 구체적이고 투명하게 공개해야 돌취생이 줄고, 이에 따른 사회적 비용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 대학 취업지원팀장은 "많은 기업이 아직 급여 등을 감추려는 경향이 있다"며 "취업 준비생들은 인터넷을 통한 정보 외에 입사를 희망하는 회사에 다니는 선배에게 묻거나 각종 현장체험, 취업박람회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정보를 얻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했다.
전창훈 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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