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출신 성악가로 대구 오페라의 저력을 전국에 알릴 수 있어 영광입니다."
소프라노 이화영 계명대 교수가 제7회 대한민국오페라대상 여자주역상을 받았다. 이달 8일 서울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7회 대한민국오페라대상 시상식에서 이 교수는 지난 한 해 동안 뛰어난 가창력으로 활발한 연주 활동을 벌인 공로를 인정받아 여자주역상을 차지했다. 이날 한국-이탈리아 수교 130년 기념 한국문화축제 참가 때문에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한 이 교수를 대신해 그의 남편인 최승욱 대구음악협회 회장이 대리 수상했다.
이 교수는 "처음 대한민국오페라대상조직위원회 측에서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는 반신반의했다"며 "서울의 쟁쟁한 성악가들을 제치고 수상의 영광을 안게 돼 어리둥절하기도 했지만, 대구의 우수한 음악적 역량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여서 자부심도 생겼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교수는 지난해 11월 서울 라벨라오페라단 주최 '일 트로바토레'를 비롯해, 올 7월 부산 을숙도문화회관에서 열린 '투란도트', 그리고 9월 계명대 주최 '나부코', 10월 대구국제오페라축제 '투란도트' 등에서 주역을 맡으며 호평받았다. 그 외에도 수많은 음악회를 통해 관객과 교류했다.
특히 이 교수는 성실히 노력하는 음악인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그는 지금도 오페라 무대에 설 때마다 깨알같이 대본을 베껴 적어가며 하나의 딕션이라도 틀리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이 교수는 "유학 기간이 길지 않았기 때문에 이탈리아어가 원어민처럼 능숙한 것도 아니고, 글로 쓰다 보면 눈으로만 외우는 것보다 훨씬 더 강하게 인상이 남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본인의 역할뿐 아니라 다른 배역의 노래까지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어야만 마음으로 노래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무대에 서기 전까지는 얼마나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을지를 가늠할 수 없는 공부를 하는 것이다 보니 스스로에 대한 믿음, 관객과의 신뢰를 지켜내려는 의지로써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내년에 이미 서울에서 창작오페라와 국내 초연작 도제니티의 '안나 볼레나' 주역으로 캐스팅돼 있는 이 교수. 하지만 그는 "매번 오페라 무대에 설 때마다 '이것이 마지막이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제는 개인 이화영이 아닌 지역 음악인으로, 그리고 교수로서 후배와 제자들을 위해 역할 하는 그런 음악인으로 자리매김하고 싶고, 무대에서는 어려운 클래식이 아닌 보다 청중과 호흡할 수 있는 가수가 되고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계명대 성악과와 동대학원을 수석으로 졸업한 이화영은 이탈리아 유학 시절 처음으로 참가한 국제 콩쿠르 '마리아 까닐리아'에서 1위로 입상하며 두각을 드러냈다. 이후 국내외 60여 편의 작품에서 오페라 가수로 활약했으며, 한국예술 음악인상, 금복문화상, 제9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오페라 대상 등을 받았다.
한윤조 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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