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TV영화]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EBS 세계의 명화 13일 오후 11시

한때는 잘나가는 영화배우였지만 현재는 인기 하락세를 걷고 있는 밥은 광고 촬영차 일본에 오게 된다. 20대의 유부녀 샬롯 역시 남편의 일 때문에 일본에 머문다. 둘은 모두 낯선 환경과 어려운 언어 소통의 문제로 인해 도쿄에서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 호텔에 머물며 이따금 마주치던 두 사람은 서로 처지가 비슷한 걸 알고 가까워지게 된다. 그래서 함께 도쿄 시내를 구경하며 시간을 같이 보내게 되고, 서로 감정을 교류하며 헤어지는 것이 두려울 정도의 관계가 된다. 그러나 결국 헤어져야 할 때가 되자 밥은 미국으로 돌아가고, 둘은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한 채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영화의 주된 주제는 '길을 잃고 방황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사회와 직장, 인간관계에서 방황하는 것뿐만 아니라 신체적, 감정적, 영적 방황까지 모든 형태에 있어서의 방황을 다루고 있다. 샬롯과 밥은 둘 다 길을 잃은 영혼들이다. 그들은 각자의 배우자와 친밀한 관계를 맺지 못하고 그저 이름뿐인 결혼생활을 하고 있을 뿐이다. 샬롯과 밥은 서로 성별도, 나이도 다르지만 그들이 느끼는 공허함과 외로움, 슬픔과 지루함은 공통적인 것이다. 결국 이 영화는 현대사회에서 인생의 의미와 자아를 잃고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진정한 소통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 영화를 만든 소피아 코폴라 감독은 영화계의 거장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외동딸로, 니콜라스 케이지와는 사촌지간이기도 하다. 영화감독뿐 아니라 각본가와 배우, 패션 디자이너로도 활동하면서 다양한 예술적 재능을 선보였다. 2003년도 연출작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로 2004년 아카데미 각본상과 골든 글로브 각본상을 받았으며, 그 외에 '마리 앙투아네트' '썸웨어' '더 블링 링' 등의 영화와, 다수의 뮤직 비디오, TV 광고를 연출했다. 러닝타임 102분.

한윤조 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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