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선 환자들은 자신들을 흔히 '눈사람'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피부 표면에서 수많은 하얀 각질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건선은 피부 면역체계의 이상으로 피부 표면에 붉은 반점과 함께 각질 세포를 과다하게 생성하는 질환이다. 한번 발병할 경우 완치법이 없어 평생에 걸쳐 관리를 해야 하는 난치성 피부질환이다. 이 때문에 건선 환자들은 상당한 신체적,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
건선 환자들이 주의해야 할 질환이 하나 더 있다. 건선관절염이다. 건선의 대표적인 합병증인 건선관절염은 건선과 마찬가지로 면역체계의 이상으로 인해 나타난다. 건선을 오래 앓은 환자일수록 건선관절염 발생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건선관절염은 환자 스스로 질환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어렵고, 환자 스스로도 심각성을 인지하는 것이 쉽지 않다. 많은 환자들이 병을 조기에 발견하지 못하고 방치하기 쉬운 이유다.
관절은 한번 손상되거나 변형되면 회복하기 어려우므로 조기에 발견하여 손상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건선관절염은 손가락이나 발가락 끝마디가 부어 오르고 통증을 느끼는 증상이 대표적이다. 무릎이나 발목, 관절에 빈번하게 생기며 갈비뼈나 척추, 골반 주위로 통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또한 건선 환자가 손'발톱에 이상이 생기거나 두피에 건선이 심한 경우 건선관절염 발생가능성이 커지므로 관절 이상을 의심해볼 수 있는 증상이 없는지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건선관절염은 조기 진단을 통해 치료를 받으면 관절의 손상과 변형을 막고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 하지만 피부 건선과 마찬가지로 완치되는 것이 아니어서 꾸준한 치료가 필요하다. 실제 치료는 환자 개인의 질환 정도에 따라 달라지는데 비교적 경미할 경우에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나 항류마티스제와 같은 기본적인 약물치료를 시행한다.
최근에는 생물학적 제제도 건선관절염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생물학적 제제를 이용한 치료는 두 질환을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과거에는 비용 문제로 인해 생물학적 제제 치료를 망설이는 환자들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산정특례 제도를 통해 문턱이 많이 낮아졌다. 의료기술의 진보와 정책적인 지원에 힘입어 건선 및 건선관절염 환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것이다.
급격히 변화, 발전하는 의료환경에도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질환을 극복하고자 하는 환자의 의지다. 건선 환자 중 질환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지만 적극적으로 치료하지 않고 걱정만 하다가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건선 및 건선관절염 환자들이 전문의와 자신의 상태에 대해 적극적으로 상담하고 조언을 따라 꾸준히 치료하면 불편한 질병에서 해방될 수 있다.
경북대병원 피부과 장용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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