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2시 안동 풍산읍 죽전리 경로당에는 제법 차가운 바람이 불어 쌀쌀했다. 머리 희끗희끗한 어르신 50여 명이 모였다. 평소와 다르게 과일과 팝콘 등 주전부리가 어르신들의 입을 심심찮게 했다.
어르신들은 이날 경상북도문화콘텐츠진흥원과 안동시가 함께 운영하는 '찾아가는 청춘극장'에서 준비한 영화 '이장과 군수'를 보면서 모처럼 한바탕 시원한 웃음을 터트렸다.
11일에는 풍산읍 소산1리 경로당에서 마을주민 60여 명이 청춘극장의 초청으로 함께해 '7번방의 선물'을 보면서 울음과 웃음을 번갈아 지으면서 가족에 대한 사랑을 가슴으로 느끼기도 했다.
경상북도문화콘텐츠진흥원과 안동시의 지원으로 열리고 있는 '찾아가는 청춘극장'이 문화를 배달해주는 역할을 하면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지난 2012년부터 시작된 '찾아가는 청춘극장'은 안동영상미디어센터 내 좁은 공간에서 마련되던 '청춘극장'을 확대, 지역 주민에게 직접 찾아가는 영화상영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농촌 오지 어르신들에게도 문화 혜택이 골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흘러간 옛 영화에서부터 최근 영화까지 주민이 신청하는 영화를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까지 배달한다. 해가 일찍 저무는 겨울은 농사일도 별로 없어 저녁이 되면 일찍 잠들기 일쑤지만 '찾아가는 청춘극장'이 열리는 날은 그렇지 않다.
대형 스크린을 비롯해 상영장비를 싣고 비포장도로를 달려 상영 장소에 도착하면 마을에는 작은 잔치가 열린다. 오랜만에 만난 이웃과 이런저런 이야기꽃을 피우기도 하고, 주름 골이 깊게 팬 어르신들은 1960년대 영화를 보며 타임머신을 타고 40년, 50년 전으로 돌아간다. 스크린에 비치는 영화배우들과 자신의 젊은 날을 회상하기도 한다. 또 어떤 날은 최근 영화를 보며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한다.
김준한 경상북도문화콘텐츠진흥원장은 "지역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넓힘으로써 문화융성시대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문화 향유를 통해 다시 문화를 재창조하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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