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s 글자가 원래 이렇게 위에 있었나?"
최근 애주가들 사이에 맥주제조업체의 200cc짜리 맥주잔이 화제다. 맥주잔에 새겨진 맥주업체의 브랜드 로고가 기존보다 살짝 올라간 것이 맥주 소비를 늘리려는 업체 측의 '꼼수 마케팅'이라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 맥주잔에 소주를 일정량 붓고 여기에 맥주를 잔에 표시된 로고 경계선을 기준으로 따르는 '소맥'(맥주에 소주를 섞어 만든 폭탄주의 일종) 제조법이 확산되자, 맥주업체들이 맥주 소비를 늘리기 위해 로고 위치를 조정했다는 주장이다.
15일 오후 대구 중구 한 식당. 맥주업체가 술집이나 식당에 무료로 나눠주는 200cc 맥주잔을 살펴보니 같은 브랜드 맥주잔에도 다른 모양의 로고가 새겨져 있었다. 식당 주인은 "최근에 맥주회사에서 나온 맥주잔은 기존 잔과 로고 모양이 다르다"고 했다. 두 종류의 잔을 비교하니 카스(Cass), 하이트(Hite) 등의 브랜드 로고가 새겨진 위치가 새로 나온 잔이 기존 잔보다 조금 올라가 있었다.
하이트는 지난 4월 브랜드 로고가 바뀌면서 새로운 잔도 함께 출시됐다. 기존 잔에는 'hite'라는 글자만 쓰여져 있었지만, 최근 잔에는 가로'세로 4㎝ 크기의 로고가 새겨지면서 글자는 0.3㎝가량 위로 올라갔다. 마찬가지로 올 초에 브랜드 로고를 바꾼 카스의 경우 육안으로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미세하게 디자인이 변경됐다. 전체적인 로고 이미지는 그대로인데 글자가 더 길쭉해지고 기울기가 더 커졌다. 잔이 바뀌면서 'Cass'라는 글자의 아랫부분이 기존보다 약 0.5㎝ 위쪽에 새겨졌다.
눈썰미 좋은 호사가들은 맥주잔의 로고가 위로 올라간 것을 확인하고, 맥주업체의 의도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소맥' 제조에 있어서 맥주잔 로고는 잣대가 되는데, 이 위치가 바뀌었으니 주당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만 하다. 소맥을 만들 때' 로고 바로 아래까지' 혹은 '로고에서 손가락 하나만큼 아래'라는 식으로 맥주량을 정하기 때문에 로고 위치가 올라가면 자연스레 맥주 소비도 늘어난다는 얘기다.
실제로 로고 바로 아래까지 맥주를 따랐을 때 용량을 비교해 봤다. 두 회사 모두 기존 잔에는 약 110㎖가 들어간 반면 새 잔에는 15㎖ 정도 더 많은 125㎖를 따를 수 있었다. 500㎖짜리 맥주 2병을 따르면 기존에는 9잔이 나오지만 새로운 잔으로는 8잔이 나온다. 따라서 3명이 소맥 3잔씩 마시기로 한 경우, 기존에는 맥주 2병으로 가능했지만 새 잔을 쓰면 1병을 더 시켜야 가능하다.
직장인 이모(38) 씨는 "소맥을 만들면서 맥주를 따를 때 로고 글자 바로 아래까지 따른다. 새로운 잔의 로고가 올라가면서 한두 잔은 큰 차이가 없겠지만 전체 맥주 소비량을 따지면 그 양이 상당히 늘지 않겠냐"고 했다.
이런 주장에 대해 맥주업체들은 '전혀 의도하지 않았고,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OB맥주 홍보팀 관계자는 "로고 모양이 바뀌면서 전체적인 디자인을 고려해 맥주잔의 로고 위치가 바뀐 것뿐이다"고 했다. 하이트맥주 관계자는 "로고 변경 후 맥주 판매량이 증가하긴 했지만 로고 위치 때문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과거에는 협회가 업체 자료를 수합해 맥주 판매량을 공개했지만 현재는 기업의 대외비로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봄이 기자 bom@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전광훈 "대선 출마하겠다"…서울 도심 곳곳은 '윤 어게인'
이재명, 민주당 충청 경선서 88.15%로 압승…김동연 2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