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러시아 금융위기에 한반도 '칼바람'

루블화 가치 11%넘게 급락, 수출 기업 불똥튈라 불안감

국제유가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러시아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석유수출로 벌어들이는 돈이 줄어들면서 외화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지난 1997년 우리나라가 외환위기를 겪을 때와 마찬가지로 달러대비 루블화의 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외국자본 이탈을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크게 올렸지만 부작용만 나타났다. 이에 따라 러시아 시장에 수출을 하고 있는 우리 기업의 타격이 예상된다.

16일(현지시간) 러시아 루블화는 전날 밤 러시아중앙은행(CBR)의 전격적인 금리인상(7.5%포인트)에도 불구하고 달러에 대해 11% 넘게 폭락했다.

사실상 극약처방인 '자본유출 통제'(자국의 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단기투기성 자본들의 유출입을 규제하는 정책) 외에는 루블화 가치하락을 막을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러시아가 외환위기 조짐을 보이자 우리나라 산업계도 시름이 깊어졌다. 자동차, 가전제품, 선박 등 러시아에 수출을 하고 있는 연관 산업들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6일 관세청과 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1~11월 대 러시아 수출은 96억5천509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2억5천961만달러에 비해 5.9% 줄었다. 올 들어 지속되고 있는 유가 하락 등에 따른 러시아 경기악화와 금융불안 때문이다. 한국의 러시아 수출은 자동차와 기계'컴퓨터, 전기제품, 선박 등이 주력품이다.

러시아 자동차 시장은 루블화 약세와 경기침체 지속으로 올해 1~11월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11.6% 줄었다. 현대'기아차의 판매량 감소율은 2.6%에 불과해 시장 평균보다 양호하지만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

러시아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역시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리인상으로 할부금리도 높아져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업계도 이미 러시아가 발주한 사업의 대금이 제대로 지급될지 여부를 정밀하게 점거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금융권에서도 러시아발 금융위기의 여파가 국내에 미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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