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음반 읽어주는 남자] 최근 나온 크리스마스 캐럴 음반 3장

12월은 신곡 듣기 힘든 달이다. 새로운 노래를 내놔봤자 떠들썩한 송년 분위기에 주목을 끌기 힘들고, 한 해 결산에 포함되지 못해 '올해의 곡'으로 선정될 기회도 놓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이돌 기획사 JYP의 프로듀서이자 실은 가수이기도 한 박진영은 12월에만 자기 신곡을 낸다. 소속사 가수들이 신곡을 내지 않는 틈을 빌려 눈치 보지 않고 활동하기 위해서란다.

크리스마스 캐럴도 12월에 나온다. 대체로 두 종류다. 새롭게 편곡한 캐럴 및 캐럴 스타일의 신곡이다.

올 한 해 TV 예능계 블루칩으로 떠오른 가수 성시경은 3년 만에 정규 앨범이 아닌 캐럴 앨범 '윈터 원더랜드'로 돌아왔다. 이 앨범의 타이틀곡인 윈터 원더랜드는 첫선을 보인지 80년이 다 돼가는 캐럴 명곡이다. 화려한 빅밴드 재즈 스타일의 원곡을 조금 경량화해 스윙 재즈 스타일로 편곡했다. 앨범 전체적으로 지난 세기 캐럴을 세상에 퍼뜨린 중요한 기반인 재즈의 뼈대를 제법 잘 갖춘 가운데 편안함이 장점인 성시경의 보컬을 안정감 있게 얹었다.

역시 올 한 해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시간여행 걸그룹' 바버렛츠도 미니앨범 '바버렛츠 캐럴: 훈훈 크리스마스'를 최근 발표했다. 캐럴 2곡과 신곡 2곡을 수록했다. 평소 50, 60년대 보컬그룹 스타일의 화음을 높은 완성도로 선보였던 바버렛츠는 이번에도 아름다운 화음으로 캐럴을 소화했다. 사실 캐럴 명곡들은 바버렛츠가 복고의 대상으로 삼은 50, 60년대의 화려한 빅밴드 재즈 스타일로 많이 연주됐다.

하지만 바버렛츠는 이를 그대로 복원하지 않고, 바버렛츠만의 가볍고 소박한 스타일로 소화했다. 그래서 오히려 더 귀를 끈다. 머라이어 캐리의 '올 아이 원트 포 크리스마스 이즈 유'(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나 왬(Wham!)의 '라스트 크리스마스'처럼 떠들썩한 캐럴에 지쳤다면, 바버렛츠가 휴식 같은 캐럴을 선사한다. '바깥은 춥고 차도 밀려요, 따뜻한 이곳 머물러요' (수록곡 '훈훈 크리스마스' 중)

아예 편안한 캐럴을 추구하는 앨범도 최근 나왔다. 제목부터 '홈 포 크리스마스'(Home For Christmas)다. 국내에 많은 팬이 있는 독일 재즈 뮤지션 '리사 발란트'의 9번째 정규 음반이다. 조니 미첼의 '리버' 같은 고전 팝과 '슈틸 슈틸 슈틸' 같은 독일 전통가곡 등을 재즈와 팝이 차분하게 만나는 지점에서 재해석해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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