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 사람] 푸드테라피 사업단장 김미림 교수

"몸에 맞는 음식 먹고 질병 예방 '테라푸드'가 대세"

"You are what you eat." (당신이 먹는 것이 곧 당신이다.) 무엇을 먹고사느냐에 따라서 건강뿐 아니라 자신의 삶도 구성된다는 말이다. 경북 지역의 '테라푸드'(Therafood)를 개발해 건강은 물론 지역 경제도 살리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이들이 있다. 양백지간 푸드테라피 활성화 사업단의 김미림(55'대구한의대 한방식품조리영양학부 교수) 단장을 만나 테라푸드 이야기를 들어봤다.

◆ 테라푸드로 지역 경제 살린다

"테라푸드는 앞으로 새로운 음식 문화가 될 것입니다."

김 단장이 가장 먼저 꺼낸 단어는 '테라푸드'다. 치료(therapy)와 음식(food) 합성어로 이 단어 속에는 내 몸에 맞는 좋은 음식을 먹고 질병을 미리 예방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현재 이 테라푸드 바람이 활발하게 불고 있는 곳은 경북 봉화와 영주, 문경이다. 이 세 지역은 양백지간 푸드테라피 활성화 사업(이하 양백지간 사업)에 참여해 테라푸드로 손을 맞잡았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원하는 이 사업은 봉화와 영주, 문경 지역의 농특산물을 기반으로 테라푸드를 개발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자는 취지로 지난해 시작됐다. 내년까지 국비와 지방비, 민간 투자금 등 약 20억원이 투입된 사업으로 3개 지방자치단체와 대구한의대 등이 연계해 추진하는 국책사업이다.

이 지역의 가능성을 발견한 사람은 김 단장이다. 이 세 곳은 경북에서도 천혜의 자연환경이 잘 보전된 곳으로 유명하다. "영주에는 국립 백두대간 산림치유단지가, 봉화에는 국립 백두대간수목원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문경에는 문경새재를 보러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고 있고요. 이 지역의 자연환경과 잘 어울리는 건강 음식을 개발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였습니다." 사업단은 가장 먼저 지역별로 특화된 전통 먹거리와 테라푸드 표준 레시피를 만들었다. 예를 들어 송이버섯과 은어가 유명한 봉화는 '은어송이전골'을, 영주는 부석태로 만든 청국장을, 문경은 오미자를 음식을 개발하는 식이다.

◆오장육부가 편해야 인성도 좋아진다

테라푸드 메뉴를 개발했으니 이 음식을 만들어 판매하는 식당이 필요했다. 사업단은 테라푸드를 판매할 식당을 모집했고, 고깃집, 한정식집 등 지역의 30개 식당이 양백지간 사업에 참여했다. 동대구역 근처에는 테라푸드 시범식당을 만들어 그곳에서 문경 오미자닭갈비와 봉화 산채비빔밥 등을 본격적으로 판매하며 고객 반응을 살펴보는 중이다. 김 단장은 "각 지역에 테라푸드를 파는 대표 음식점을 중심으로 관광 코스를 개발해 관광객들을 모으고, 지역에서 난 농산물로 음식을 만들면 지역 농가 소득이 높아져 지역 경제를 살리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백지간 사업단을 이끄는 김 단장은 언제부터 약선 음식에 관심을 두게 됐을까.

김 단장은 "내 세부 전공은 발효 식품으로 약선과는 상관이 없었다"며 말문을 뗐다. 그는 "약 15년 전 대만에서 약선학회가 열린다고 해서 궁금해서 참석했는데 그곳에 300명이 넘는 대만 학자들이 약선 음식을 연구하고 있더라"며 "그곳에서 동아시아의 흐름을 봤다"고 말했다. 이후 한국약선연구원에서도 안문생 원장이 약선 요리의 기준을 표준화한 '이안평가법'을 개발해 약선 음식을 만들 수 있는 기초가 마련됐다.

음식에 숨겨진 우리 선조의 지혜를 발견하기도 한다. "수정과는 어떤 계절에 먹는지 아세요? 찬 바람이 많이 부는 설 명절에 보통 수정과를 먹었어요. 수정과에 든 생강과 계피, 매운맛이 몸의 한기를 몰아내는데 우리 조상이 이 원리를 알았던 거죠."

김 단장은 테라푸드를 연구하며 느낀 점이 많다. 한 사람의 인성도 음식과 건강을 떼놓고 말할 수 없다는 것도 연구하며 깨달은 것이다.

김 단장은 오장육부가 편해야 인성도 좋아진다고 믿는다. 그는 "우리가 죽을 때까지 먹는 음식인데 건강하게 먹어야 한다. 평생 우리가 무엇을 먹고살았느냐에 따라 우리 인생이 만들어지며 평소 식생활 습관이 좋으면 맑게 늙을 수 있다. 양백지간 사업의 큰 목표도 '인류를 건강하게'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 박노익 선임기자 noi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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