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3·11' 전국동시조합장 선거, 경북 192·대구 20곳 들썩

내년 3월11일 전국 1천362곳…현직이 유리한 구도 '묻지마 선거' 우려 목소리

내년 3월 11일 농협'수협'축협'산림조합장을 동시에 뽑는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 선거'가 치러진다. 전국 1천362곳이 처음으로 한꺼번에 조합장을 뽑는 대규모 선거다.

경북지역은 192곳, 대구는 20곳의 조합장을 뽑는다. 전국적으로 4천 명 안팎의 후보가 난립하고 선거인단 인원만 해도 3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동시선거 3개월을 앞두고 농어촌이 들썩이고 있다.

선거가 3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제한적 선거규정으로 '묻지마식 선거', '냉동고 선거'가 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후보자들은 후보자 토론회, 연설회 한 번 없는 선거 탓에 '현역 프리미엄'을 앞세운 현 조합장이 절대 유리한 선거가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게다가 후보자 공개도 선거법상 선거일 13일 전까지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선거 운동 역시 후보자만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6'4 지방선거와 2016년 4'13 총선 사이에 조합장 선거가 실시되면서 '작은 지방선거'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도 있다. 일부에서는 지난 6'4 지방선거와 내년 총선거 대리전 양상이 빚어지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상주의 경우 주민 대부분이 조합원인데다 이정백 상주시장이 축협 조합장 출신이고, 지방의원 출신이 조합장에 출마한 사례도 있어 지역 정치권이 이번 선거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한 조합의 경우 현직 조합장을 상대로 한 흠집 내기 시도 때문에 경찰이 수사에 나서는 등 이번 선거와 관련해 고소'고발 사태가 벌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문경지역 한 농협의 경우 신현국 전 시장의 종친과 고윤환 현 시장 종친 후보 간 맞대결이 예상되면서 지역에서는 전'현직 시장 간의 리턴매치가 대리전 양상으로 펼쳐질지도 모른다는 의견마저 나오고 있다.

영주지역의 조합원은 이번 선거에 대해 "벙어리 선거나 냉동고 선거다. 어째서 합동연설회나 정책설명회 등이 전혀 없는가? 유권자들이 조합장 후보를 만나고 정책이나 주장을 들을 기회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 1년 동안 6'4 지방선거와 10'29 기초의원 재보궐선거 등을 치른 청송의 경우 4개월 간격으로 선거가 열리면서 '선거 피로도'가 극에 달해 더욱 조합장 후보들에 대해 무신경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그동안 온갖 불'탈법 온상으로 지목돼온 조합장 선거가 이번에는 깨끗한 선거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진 이도 있다.

안동지역 농협의 한 후보는 "몇 주 동안에 이름을 알려 조합장이 되겠다는 생각은 어불성설이다. 조합장을 하겠다는 사람은 얼마나 오랫동안 조합원들 속으로 스며들어 갔느냐로 평가 받아야 한다"고 했다.

영주 봉화 마경대 기자 kdma@msnet.co.kr 상주 문경 고도현 기자 dory@msnet.co.kr 안동 청송 전종훈 기자 cjh4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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