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카풀 유도 '나홀로 車'↓…상점 '무료 주차권' 없어

교통선진국 주차수요관리는

불법 주'정차 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차장을 더 짓는 방식은 한계가 있다. 토지 매입 예산이 많이 들고, 도심의 경우 공간도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교통선진국은 '주차 수요 관리'를 통해 주차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

주차 수요 관리는 크게 공급과 수요, 운영 등 세 부문으로 나뉜다.

공급 부문에는 주차 공급에 상한선을 두는 '주차 상한제'와 주차공간을 독립적으로 임대하거나 판매함으로써 자가용보다 대중교통 이용을 유도하는 '주차장 분리 분양제'가 대표적이다. 도심 차량 진입을 억제하기 위해 주차시설의 공급을 제한하는 주차 상한제의 경우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의 분석(2001년 서울 기준)에 따르면 일일 8만8천8대의 교통량 감소와 최소한 7천300면의 주차시설 축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요 부문에는 차량이 많이 몰리는 곳과 특정 시간에 '혼잡통행료'를 물리거나, 운전자에게 유인책을 제공해 주차 수요를 감소시키는 '대중교통 보조정책' 등이 있다. 미국 뉴욕시는 요금정책을 엄격하게 운용해 수요를 줄이고 있다. 뉴욕 맨해튼에는 무료 주차권을 제공하는 상점(은행, 음식점 등)이 없고, 민영주차장은 주차요금이 비싸다. 시 당국은 버스전용차를 도입하고 도심 진입료를 부과해 혼잡을 줄이고 있다.

또 캘리포니아 산타모니카에선 1991년 시 조례로 카풀(차 함께 타기) 차량에 대해 주차요금을 감면하는 등 보조정책을 통해 '나 홀로 승용차'를 줄이는 효과를 거두었다. 특히 고용주가 종업원에게 무료이거나 저렴한 주차시설을 제공하는 대신 주차요금에 상응하는 대중교통 이용권을 지급함으로써 자가용 이용 포기를 유도하고 있다.

운영 부문에는 주차장을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이용하는 '주차장 공동 이용제'가 있다. 건물 용도에 따라 주차 이용시간이 다르므로 시간대별로 주차공간을 공유하는 것이다. 가령 ▷주중에는 은행과 공공기관, 학교, 병원 등이 비슷한 주차수요 시간이고 ▷주말에는 종교시설과 공원, 마트 등이 ▷저녁 시간에는 레스토랑, 영화관, 호텔 등이 주차공간을 공유할 수 있다.

외국의 주차 관리는 공급 위주의 정책에서 기존 주차시설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그러면서 지역'교통 특성을 반영한 운영 측면의 중요성이 커졌다. 반면 우리나라는 여전히 공급 위주의 정책이 주민들에게서 호응을 얻고 있다.

서광호 기자 koz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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