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 노인과 어린이의 '폐렴'

오랜 감기'심한 기침 방치하면 큰일 나요!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나 노인들에게 폐렴은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이다. 대구가톨릭대병원 제공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나 노인들에게 폐렴은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이다. 대구가톨릭대병원 제공

폐렴은 노인과 어린이들에겐 암보다 무서운 질환이다. 건강한 성인의 경우 호흡기를 통해 세균이 들어오더라도 방어가 어렵지 않지만 면역력이 떨어지는 환자들에게는 죽음과 직결될 수 있다. 폐렴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곰팡이 등이 폐에 감염돼 발생한다. 대개 항생제 치료로 호전되지만 호흡 부전이나 패혈증으로 진행돼 죽음에 이를 수 있다. 지난 2010년 기준으로 폐렴이 전체 사망 원인 중 6위를 차지했을 정도다. 폐렴에 효능이 있는 항생제들은 꾸준히 개발되고 있지만 동시에 항생제에 내성을 지닌 바이러스도 늘고 있어 치료가 쉽지 않다.

◆노인에게 치명적인 폐렴

폐렴은 흔히 잘 낫지 않는 오랜 감기로 오인하기 쉽다. 열이 나고 심한 기침과 가래가 끓는 증상이 목감기와 유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폐를 둘러싸고 있는 흉막까지 염증이 침범하면 숨을 쉴 때 통증을 느끼고 구역질과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두통과 피로감, 근육통, 관절통 등 몸살감기와 비슷한 전신 질환을 겪기도 한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이나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굉장히 위험하다. 노인들의 경우 뚜렷한 호흡기 증상 없이 온몸이 쇠약해지거나 의식을 잃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이나 당뇨병, 신부전, 관상동맥 질환, 악성 종양, 만성 신경계 질환이나 간질환 환자가 걸릴 위험이 높다. 과음이나 흡연도 폐렴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된다.

열이나 기침, 가래 등의 호흡기 증상이나 가슴 X-선 촬영을 통해 진단할 수 있지만 탈수가 심하거나 병이 생긴 지 24시간 이내, 심한 백혈구 감소 상태인 경우에는 X-선 사진에도 병변이 보이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X-선 사진상에는 정상이더라도 증상이 지속되면 재차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폐렴은 원인균에 따라 적절한 항생제를 이용해 치료한다. 합병증이 없거나 내성균에 의한 폐렴이 아니라면 48~72시간 이내에 상태가 호전되기 시작한다.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열이 2~4일 정도 지속되다가 떨어지고, 1, 2주 내에 회복이 가능하다.

폐렴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건 예방접종이다. 독감에 걸리면 2차 세균 감염에 의한 세균성 폐렴에 걸릴 수 있으므로 독감 예방주사를 맞는 것이 좋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이나 만성 질환을 갖고 있는 고위험 환자는 반드시 독감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폐렴의 가장 흔한 원인균인 폐렴구균 예방 백신도 도움이 된다. 폐렴을 완전히 예방해주지는 못하지만 심각한 폐렴구균 감염증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65세 이상 노인이나 심혈관질환, 만성 폐질환, 당뇨병, 알코올중독, 만성간질환, 뇌척수액 누출, 무비증 등의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는 접종을 해야 한다.

영남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최은영 교수는 "폐렴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생활습관의 개선이다. 양치질과 외출 후 손 씻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지키고 흡연과 과음, 과로를 피해야 한다"면서 "환절기에는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인 운동으로 몸의 저항력을 높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재인(7)이는 심한 기침 때문에 병원을 찾았다. 1주일 전부터 기침이 나고 열이 올랐지만 그저 감기려니 여겼던 게 화근이었다. 기침이 점점 더 심해지면서 밤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가 됐다. 가슴 X-선 검사를 해보니 폐렴이 의심됐고, 혈액검사에서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최근 마이코플라즈마 균이 일으키는 폐렴이 소아'청소년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마이코플라즈마 균은 세포벽이 없는 아주 작은 병원체로 세균과 바이러스의 중간 형태를 보인다.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은 소아청소년에서 발생하는 전체 폐렴의 10~30%를 차지할 정도로 흔하다.

마이코플라즈마 균은 감염된 환자의 콧물이나 가래 등 호흡기 분비물을 통해 전파되며 폐에 들어와 염증을 일으킨다. 1~3주 정도 잠복했다가 증상이 나타나는 게 특징이다. 특히 5~9세 폐렴의 33%, 9~15세 폐렴의 70% 정도가 마이코플라즈마 균에 의한 폐렴이다. 최근에는 어린이집 등 조기 집단생활이 많아지면서 감염 연령이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에 걸리면 심한 기침을 오랫동안 하게 된다. 열이 나고 두통과 인후통도 동반하는데 초기에는 감기 증상과 비슷해 구별이 어렵다. 환자 중 30~40%는 구토나 복통, 피부 발진 등의 증상도 나타난다. 기관지염, 인두염 등 다른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기도 하고, 피부 질환이나 뇌수막염, 뇌염, 용혈 빈혈, 간염, 췌장염, 심근염, 관절염 등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1, 2주 이상 가래 기침이 지속되거나 점점 악화된다면 병원에서 폐렴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폐렴에 걸렸다고 해서 반드시 입원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호흡 곤란이나 빈호흡, 탈수 증세 등 심한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입원, 치료해야 한다.

대구가톨릭대병원 소아청소년과 박혜진 교수는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은 대부분 후유증 없이 완치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심하게 폐렴을 앓고 나면 폐가 줄어드는 무기폐나 폐에 액체가 차는 흉막삼출액, 폐농양, 기관지 확장증 등 호흡기계 합병증을 남길 수 있다. 신경계 증상을 일으킨 경우에는 20~30%에서 신경계 후유증이 남는다"고 말했다.

도움말 영남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최은영 교수

대구가톨릭대병원 소아청소년과 박혜진 교수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