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전한 경북]<1>연말연시 100일 대책

올겨울 '눈과의 전쟁'…"반드시 이기겠습니다"

경북도가 올겨울을 가장 안전한 겨울로 만들겠다고 나섰다. 어느 해보다 다양한
경북도가 올겨울을 가장 안전한 겨울로 만들겠다고 나섰다. 어느 해보다 다양한 '겨울 대책'을 만들어놓은 것이다. 특히 제설 대책만큼은 그 어느 해보다 완벽하게 갖춰놓고 있다고 경북도는 설명했다. 올 2월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폭설이 내린 울진을 찾아 황우여 당시 새누리당 대표와 함께 제설작업을 하는 모습. 매일신문 DB
2011년 68년 만의 폭설이 내린 포항시내 모습. 이때 내린 23㎝의 폭설에 포항시는 당황해 제설작업을 제때 하지 못했다. 경북도는 이런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올해는 지난달에 대대적인 제설 훈련을 했다. 매일신문 DB
2011년 68년 만의 폭설이 내린 포항시내 모습. 이때 내린 23㎝의 폭설에 포항시는 당황해 제설작업을 제때 하지 못했다. 경북도는 이런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올해는 지난달에 대대적인 제설 훈련을 했다. 매일신문 DB

올겨울이 몹시 춥다. 눈이 잦은데다 내리는 양도 많다.

이 때문에 지역민들의 걱정이 크다. 산악 지형이 많은 경북지역의 특성상 눈이 오면 마을 전체가 고립되는 경우가 많다. 도로는 얼음장으로 변해 제대로 구실을 못할 가능성도 생긴다.

이런 가운데 경북도는 모든 정책의 제일 앞자리에 '안전'을 두기로 하고 모든 역량을 쏟아붓기로 했다. 우선 이달부터 내년 3월 초까지 100일 동안 '100일 특별재난안전대책' 시행에 들어갔다.

매일신문은 4회에 걸쳐 '안전한 경북'으로 바뀌고 있는 도내 곳곳을 들여다본다.

◆눈과의 전쟁

지난달 28일 오후 칠곡군 석적읍 성곡리 유학산 휴게소. 그리 크지 않은 휴게소 일대에 200여 명이 순식간에 몰려들었다. 경북도와 시'군 공무원을 비롯해 역내 군인, 경찰관'소방관들과 지역 자율방재단 등이 총출동한 것이다. 각종 제설차량, 트랙터, 견인차, 구급차 등 30여 대의 차량도 동원됐다.

이날 유학산 휴게소 부근에 엄청난 양의 폭설이 왔다는 가정하에 긴급 제설 작업이 이뤄졌다. 폭설상황에 따라 상황전파, 인명구조, 제설작업, 고립사고차량의 구호, 차량통행제한 및 우회유도, 군부대와 자율방재단에 의한 산간고립마을 구호 및 마을진입로 제설작업 등이 실제와 같은 긴장감 속에 진행됐다.

경북도가 주도해 민관군 합동으로 이뤄진 이날 훈련에서 참가자들은 기관 간 협조체계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폭설 대처는 어느 기관 하나가 나서서는 절대 해결책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경북도는 올겨울만큼은 '눈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며 철저한 제설 대책을 세워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북도에 따르면 최근 겨울 날씨를 분석해볼 때 기온의 변동 폭이 커지면서 폭설이 잦아지고 있다. 지난 2011년 1월 3일 28.7㎝의 폭설이 내린 포항을 비롯해 2011년 2월 11일부터 14일까지 울진 동해안 지역에는 96.7㎝의 기록적인 폭설이 내려 많은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경북도는 '눈과의 전쟁'을 위해 예년보다 더 많은 제설장비 및 자재를 사전에 확보했다. 주요 빙판길 예상구간 157곳 367㎞에 대해 제설장비 1천671대와 염화칼슘 5천138t 등의 자재를 확보. 응급상황 발생 때 초동 대처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끝냈다.

또 신속한 상황 대처를 위해 곳곳에 제설 전진기지를 설치했고, 제설차량마다 GPS 관제시스템을 장착해 실시간 상황 모니터링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눈이 많은 문경 마성면 등지에는 자동염수분사장치를 설치, 즉시 제설이 가능한 도로를 만들었다.

경북도 박홍열 안전총괄과장은 "경북도는 눈 피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설정 가능한 모든 대책을 세워놓고 있다"며 "기관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도민 누구나 내 집앞, 우리 동네는 내가 지킨다는 생각으로 '내 집앞 눈치우기'에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추위와 화재를 막아라

경북도는 한파대책종합지원 상황실을 꾸렸다. 붕괴가 우려되는 노후 시설물, 산간마을의 고립예상지역, 해안가 위험지역 안전관리에 대한 대책도 만들었다.

농'축'수산 시설물 피해예방을 위해 현장점검을 강화하고 추위에 직격탄을 맞을 홀몸노인과 쪽방촌 등 형편이 어려운 계층에 대한 실태조사를 통해 지원 대책도 마련했다. 홀몸노인 등이 경로당으로 거처를 옮길 수 있는 시스템도 만들어놨다.

경북도는 난방장치 고장에 대비, 한전'전기안전공사'가스공사'열관리협회 등과 협의체를 만들어 긴급복구를 해줄 방침이다. 또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 요금을 못내 전기'가스'수도가 끊기는 일이 없도록 요금 체납에 따른 에너지 공급 중단조치가 없도록 했다.

수도계량기, 수도관 동파에 대비해 긴급지원반도 만들었다. 경북도는 수도시설 동파가 일어난 곳에 대해서는 수자원공사의 생수를 주고, 소방 급수차도 동원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경북도는 범 도민 화재 예방 운동을 펴기로 하고 사전점검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경북도는 15일 축사 난방시설 가동에 의한 화재 발생 예방을 위해 소방본부, 전기안전공사와 합동으로 축사 전기 안전점검을 했다. 주낙영 행정부지사가 직접 나서 소방공무원 등과 함께 군위읍 양돈농가를 방문, 누전차단기, 개폐기, 접지저항 상태, 전기배선, 절연저항 등 전기설비 안전점검을 했다.

경북도는 올해 1억8천만원을 들여 3천여 곳의 축사 전기안전점검 사업을 하고 있다. 도내에서는 최근 5년간 모두 539건의 축사화재가 발생, 84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경북도는 17일엔 전통시장 화재 안전점검을 벌였다.

주낙영 경북도 행정부지사는 "메뉴얼대로 관리를 잘하면 화재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전기 안전점검 등을 생활화할 수 있도록 행정기관이 직접 나서 도움을 주겠다"고 말했다.

최경철 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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