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야기 있는 직업체험' 리틀소시움 가봤더니…

어린이들 위한 '작은 도시' 수술,소방관 실제 체험…"서울보다 더 편하고 경제적"

개장 후 첫 주말을 맞은 어린이 진로
개장 후 첫 주말을 맞은 어린이 진로'직업체험 테마파크인 대구 엑스코 'EBS리틀소시움'이 어린이들로 붐비고 있다. 21일 어린이들이 주유소 체험관에서 자동차에 연료를 주입하며 주유원의 서비스와 예절을 배우고 있다. 리틀소시움은 5~13세 어린이들이 경찰, 의사, 패션모델, 은행원 등 60여 개의 다양한 직업을 체험할 수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우리들만의 작은 도시가 열렸어요!'

개장(19일) 후 첫 주말은 맞은 EBS리틀소시움은 '영남권 첫 어린이 직업체험 테마파크'를 체험하러 온 수백 명의 관람객들로 온종일 북적였다. 대구뿐 아니라 부산 등 타지역에서 온 관람객들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자녀의 손을 잡고 온 부모들은 "이제 직업체험 테마파크를 찾아 수도권까지 가지 않아도 되겠다"며 반가운 반응을 보였다.

기자가 20일 둘러본 리틀소시움은 어린이들을 위한 '작은 사회'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다양한 직업군과 수준 높은 체험시설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엑스코 지하 1층 7천㎡ 면적의 테마파크는 60여 개의 직업체험 시설들이 마련돼 있었다.

어린이들이 의사 체험을 해보는 '수술실'을 먼저 들어가 봤다. 푸른색 수술복을 입은 4명의 아이가 운영요원과 함께 수술대에 누운 '더미'(의료용 마네킹)를 대상으로 심박 수를 검사하며 상태를 살폈다. 더미는 화재로 기도 상처를 입은 환자로 설정했다. 수술실 내부에는 각종 수술도구와 X선 사진, 환자 기록철까지 갖춰 실제 병원 공간을 옮겨온 듯했다. 아이들은 25분간의 체험 동안 숨을 죽이고 의사체험을 했다.

리틀소시움의 도로를 따라 조금 걷자 노란색 소방복 차림에 소방차를 탄 아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 아이들이 내린 곳은 조명으로 만든 불길이 이글거리는 화재 현장. 차에서 내린 5, 6명의 아이는 소방호스에서 물을 쏘아 불을 끄며 소방관 체험을 했다. 그 옆에선 또 한무리의 아이들이 부상자(더미) 인형을 들 것에 실어 응급차량에 옮기고 있었다. 화재 신호를 받고 출동한 응급구조사 어린이들이었다. 부상자를 싣고 응급실로 돌아온 아이들은 방금 배운 심폐소생술을 했다.

리틀소시움의 이러한 스토리텔링 기법은 생생함을 더했다. 실제 같은 상황을 연출해 그 직업 종사자가 하는 일을 경험해보는 것이다. 6살 딸과 함께 온 이경희(대구 달서구) 씨는 "경찰서, 우체국, 병원, 소방서 체험을 했는데, 무엇보다 서울의 직업체험 테마파크 방문 때보다 경비가 덜 들고, 부모들을 위한 편의공간이 잘 마련돼 있어 마음에 든다"고 흡족해했다.

리틀소시움은 체험관마다 10명 남짓한 아이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교육 효과를 높이도록 체험관마다 회당 참여인원을 4~8명으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 중인 아이들이 지루함을 느끼지 않도록 즐거움을 주는 운영요원들이 인상적이었다. 반일 권(5시간)을 가진 관람객은 4~6개 정도의 체험이 가능 해보였다.

어느 체험관할 것 없이 시설물의 완성도도 높았다. 모델의 세계를 보여주는 체험관은 부모들이 더 좋아했다. 아이들은 스타일리스트와 함께 의상과 액세서리를 고르고, 모델 워킹과 자세를 연습했다. 드레스와 턱시도, 구두를 신은 아이들은 무대 위를 멋지게 걸었다. 인기 체험관인 산부인과 병원에서 아이들은 아기 더미를 소중히 씻기고 재우는 체험을 했고, 치과 병원에선 의사복을 입고 치과 치료를 했다.

운전면허 교습소에선 교통표지판을 익히면 운전면허증을 딸 수 있고, 그 운전면허증으로 바로 옆 주행연습소에서 직접 소품용 차를 몰아볼 수도 있었다. 아이들은 경찰서에선 경찰관이 돼 리틀소시움 순찰을 하기도 하고, 호텔에선 호텔직원이 돼 손님을 맞아보기도 했다. 부산에서 왔다는 한 학부모는 "서울보다 가까운데다, 체험시설들의 수준도 아주 훌륭하다"며 "특히 체험관별로 가상화폐를 벌거나 쓰도록 해 자연스럽게 경제관념을 기를 수 있도록 한 점 등을 볼 때 콘텐츠 구성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인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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