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미 해병대 '산타 동맹'…소외 아동들에 성탄 선물

선린애육원 방문 온정 나눠, 장난감 등 선물'군악 연주회, 산책로 100m 벽돌로 새단장

포항 선린애육원의 아이들이 한
포항 선린애육원의 아이들이 한'미 해병대 장병들이 마련한 선물보따리를 풀어보며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해병대 제공

미국과 한국 해병들이 아이들을 위한 깜짝 산타클로스로 변신했다.

한'미 해병대는 크리스마스를 한 주 앞둔 18일 포항시 북구의 아동보호시설인 선린애육원을 찾아 원생들과 훈훈한 온정을 나눴다. 이날 행사는 해병대 반백 년의 인연만큼이나 의미가 깊다. 미국 해병대는 64년 전 선린애육원을 창설한 주역이다. 한국 해병대는 55년을 선린애육원과 함께해 온 인연으로 이날 만남이 이뤄졌다.

이날 행사에는 한'미 해병대 장병 80여 명과 포항 해군 6전단 장병 10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원생들과 함께 건물 내'외부의 화단에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을 하고, 장난감 등 깜짝 선물과 크리스마스 캐럴 등의 연주회를 통해 하루 동안 군복 입은 산타클로스로 활약했다. 미 해병대 장병 중 일부는 일본 오키나와에서 군사훈련을 위해 잠시 한국을 방문한 와중에도 원생들을 만나고자 이날 행사에 함께해 의미를 더했다.

특히 한파 속에 이뤄진 봉사활동에는 한'미 해병대 장병들이 연합훈련으로 다진 팀워크가 빛을 발휘했다는 후문이다. 이들은 평소 울퉁불퉁하고 비가 오면 진흙탕으로 변해버려 원생들이 마음껏 뛰어놀기 어려웠던 뒷동산 산책로 100m 구간을 벽돌 1천여 장으로 깔끔하게 재정비했다.

저녁식사 이후에는 한국 해병대 장병들이 준비한 연주회가 이어졌다. 해병대 군악대의 절도있는 연주로 크리스마스 캐럴 메들리와 동요 등이 울려 퍼지자 원생들도 무대 위에서 미 해병대 장병들과 함께 춤을 추며 흥을 더했다.

선린애육원 박세혁(62) 원장은 "훈련으로 바쁜 와중에도 한'미 해병대 장병들이 이렇게 찾아줘서 감사하다. 군악 연주회를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니 내년에도 또 찾아와주기를 바란다"고 부탁했다.

한편, 선린애육원은 6'25전쟁 당시 전쟁고아를 위한 보금자리를 마련하고자 미 해병대의 도움으로 창설됐다. 전쟁의 참상을 직접 두 눈으로 목격한 선교사 라이온즈 목사와 포항 시내 5개 교회의 대표인 오근목 목사, 미 해병대 군종 크리브즈 목사가 포화 속에 남겨진 아동들을 위해 1951년 뜻을 모아 아동복지시설을 창설했다. 이러한 공로로 포항의 미국 해병대 무적캠프는 지난 2013년 한'미동맹 60주년을 맞아 포항시로부터 감사패를 전달받고, 선린애육원 원생들로부터 종이학을 선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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