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소셜로그] 우포늪에서 자연의 소리를 들어보세요

우포늪 겨울 풍경.
우포늪 겨울 풍경.

직업 중에 카운슬러(counselor)라는 직업이 있죠?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들어주고 응대를 하는 직업이죠. 아는 형님의 말이 기억납니다. 말을 1시간 하면서도 다른 사람 말은 눈 감고 들어주지도 않는 지인이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 화가 나겠죠? 그래서 그 형님은 "말을 들어주는 사람은 상대방으로부터 돈을 받아야 된다" 고 우스갯소리를 하곤 합니다.

최근에 만난 어느 신문사 기자분은 인성이 좋고 직업 특성상 그런지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을 아주 잘 들어 주는 사람이었습니다. 제가 아는 분은 자신의 사진 관련 이야기를 했고, 저는 주로 우포늪 방문객이 자연의 일부가 되는 우포늪 생명길과 생태춤 등에 관한 말을 했는데, 말을 들어주는 그분이 고마웠습니다.

우포를 방문하셔서 자연을 많이 느끼는 방법 중의 하나는 잘 듣는 것이겠죠? 잘 듣기 위해서는 조용히 눈을 감고 적극적으로 들으시면 더 많은 생물들의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겁니다. 갈대와 물억새가 움직이는 소리와 큰부리큰기러기와 고니 등 겨울철새들이 들려주는 소리와 동작들도 한 폭의 그림으로 들릴 수 도 있을 겁니다. 그 느낌을 말로, 동작으로, 그림으로 표현해 보면 다양한 체험과 놀이가 될 수 도 있겠죠?

벌써 한 해가 저물어갑니다. 초가을 10월부터 저 멀리 차가운 땅 시베리아 등에서 온 새들은 우포늪의 주인공들입니다. 이 조용한 겨울 우포늪에 오시면 큰부리큰기러기, 고니, 노랑부리저어새, 청머리오리 등 많은 철새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올해는 작년과 달리 비단결 같은 색을 가진 아름다운 고니(백조)가 6백여 마리나 찾아와 우포늪을 더욱 아름답게 하고 있습니다.

조용히 새들의 소리를 듣고 다양한 동작들을 보시면서 우포늪의 길, 우포늪 생명길을 걸으시면 자연을 보는 기쁨은 더 커지고, 자신도 자연의 한부분이라는 느낌을 맛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어느 책에서 본 구절이 생각납니다. "아는 것은 느끼는 것의 반만큼도 중요하지 않다"고 했습니다. 그 만큼 느끼는 것이 중요합니다. 겨울 철새들, 낙엽들 그리고 가끔 새벽의 물안개도 함께하는 우포에서 자연의 아름다움과 기쁨을 느끼며 자연의 일부가 되기 바랍니다.

지난 11월 초 포항과 대구 등지에서 온 40여명의 웰즈트레킹 클럽 회원들에게 우포늪생명길을 안내하면서 생태춤해설과 함께 생태춤 체조도 하며 함께 걸었습니다. 12월인 이번 달 초에 모 신문사에서 운영하는 '월간 산' 기자는 우포늪생명길을 걸으니 너무 좋다면서 자신의 부인과 연초에 또 오겠다고 합니다. 그 신문사의 환경전문 논설위원도 함께 모시고 올거라고 합니다.

우포늪생명길을 완주하면 약2시간 30분에서 3시간 정도 걸립니다. 갈대와 물억새가 바람결에 춤추고 왕버들 군락과 느릅나무 등이 반겨줘 시간도 금방 지나갑니다. 우포늪생명길을 걸으며 즐거움과 마음이 평화로운, 힐링(healing)의 시간을 체험하시지 않으시렵니까?

노용호 박사(우포늪관리사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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