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기업이 겪는 대표적인 애로사항은 판로개척과 제품홍보다. 양질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해도 기성 업체들과 경쟁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공공기관들도 사회적기업의 제품 구매에는 여전히 소극적인 형편이다. 이런 가운데 대구시는 사회적기업 상품의 홍보·판매를 돕기 위해 발벗고 나서고 있다.
◆사회적기업 제품 홍보
22일 오후 대구경북디자인센터 8층에서는 70여개 지역 공공기관 관계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지역 27개 사회적기업들의 기업소개와 제품 설명회, 상품전시회가 열렸다. 건물 청소 용역 서비스부터 도시락, 친환경 농산품까지 사회적기업들이 생산하는 품목도 각양각색이었다.
시 양광석 사회적경제과장은 "지역 사회적경제기업 제품 홍보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이번처럼 직접 구매설명회와 제품 전시회를 열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현행 '사회적기업육성법'은 공공기관의 공공구매를 권유하고 있지만, 지난해 전국 기준으로 공공기관 총 구매액 약 39조원 중 사회적기업 제품 구매액은 2천632억 원(0.7%)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대구시도 총 구매액 1천381억원 중 17억여원(1.2%)에 그치는 실정이다. 시는 내년에 3%까지 사회적기업 제품 구매비율을 높인다는 목표다.
이날 우수상품전에 참여한 '청소하는 마을'의 정석규 실장은 "기초수급자, 차상위계층 직원들과 함께 청소·소독·특수 클리닝 등 학교·공공기관 건물 관리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전자입찰제 등의 규제로 인해 사회적기업의 진입이 무척 어렵다"며 "사회적기업들의 시장참여가 활성화될 수 있는 제도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는 아울러 24일부터 31일까지 동아쇼핑 지하 1층 전시판매장에서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사회적기업 우수상품 판매기획전'도 연다. 친환경생활용품, 화장품, 쥬얼리, 가방, 식품 등 19개 사회적기업의 상품 30여 종을 전시·판매한다.
시 최운백 창조경제본부장은 "내년부터는 오프라인 마케팅을 위한 사회적경제 박람회·장터 운영, 온라인 홍보를 위한 쇼핑몰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회적기업 제품·서비스, '믿고 사세요'
사회적기업의 제품·서비스 구매는 지역의 사회적가치를 높이는 일이다. 22일 전시회에 참가한 사회적기업들은 품질은 물론이고 기발한 아이디어까지 가미한 제품들을 선보였다.
인쇄·디자인 사회적기업인 '커스프'는 각종 인쇄부터 소품종 디자인까지 다양한 제품들을 생산하고 있다. 커스프 전희찬 대표는 "사회적기업 제품이라고 하면 무조건 싸야 한다는 편견이 있지만, 고객의 기호에 맞춘 양질의 제품을 생산해낸다는 장점을 더 알아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햇빛촌 떡방'은 남구시니어클럽의 사회적기업인 '행복한 노인일터'가 선보이는 떡 브랜드다. 이곳 관계자는 "어르신 일자리 창출을 위해 2002년부터 창업을 해오다 2010년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며 "우리 쌀 100%로 만든 떡이 인기가 높아 TV광고까지 할 정도로 성장했다"고 자랑했다.
'시온그린텍'은 폐현수막을 수거·가공해 로프로 재생산하는 사회적기업이다. 이곳에서 만든 재활용 로프는 공원이나 하천 유원지 등에서 쓰임새가 많다. 유진우 대표는 "기존 로프에 비해 가격이 싸면서도 내구성이 높아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관계자는 "공공기관의 사회적기업 제품 및 서비스 우선구매가 활성화되려면 일차적으로 사회적기업 스스로 제품의 질을 높여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며 "또한 공공기관도 단지 제도적 차원에서 우선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사회적가치를 우선구매하는 것으로 인식할 때 우선구매가 보다 활성화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병고 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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