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할인한대서 산 머그컵, 뜨거운 커피 붓자 '쩍'

[독자와 함께] "무게·정상품과 달라" 판매점 "똑같은 제품 맞다"

한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이 판매한 머그컵을 두고 소비자와 업체가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소비자는 "업체가 할인행사를 하면서 마치 정상제품을 싸게 파는 것처럼 선전했으나 크기와 두께, 견고성까지 떨어지는 제품으로 소비자를 눈속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업체는 "미세한 규격 차이는 제품 제작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맞서고 있다.

지난해 A커피전문점에서 1만3천원짜리 머그잔을 사 1년간 잘 사용했던 이모(38) 씨. 얼마 전 똑같은 컵을 8천원에 할인 판매하는 것을 알고 5개를 구입했다. 그런데 새로 산 5개 컵 중 3개가 단 한 차례 뜨거운 커피를 붓자마자 세로로 금이 가면서 깨졌다고 한다.

이 씨가 지난해 샀던 컵을 꺼내 비교하니 할인 행사 때 산 제품의 두께가 정상 가격에 팔았던 것보다 0.5㎝ 정도 얇고 무게도 30g가량 가벼웠다. 이 씨는 "행사 때 판매할 제품은 두께와 높이를 더 작게 만든 뒤 마치 같은 제품을 할인 판매하면서 인심 쓰는척한 것 아니냐. 이는 소비자를 우롱하는 짓이다"며 프랜차이즈 본사에 전량 리콜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업체 측은 전국에서 판매하고 있는 이 제품은 모두 동일한 시기에 같은 제조 공정을 거쳤고, 도자기 제품 특성상 제작 과정에서 크기나 모양 등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며 소비자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도자기를 찍어내는 거푸집은 석고로 만드는 데 거푸집에서 도자기를 꺼낼 때 석고가 많이 묻어 나온다. 석고를 깎아 컵 표면이나 테두리를 부드럽게 하는 과정을 모두 수작업으로 하는데 제품마다 무게나 두께가 다른 것은 이 과정에서 생긴 것이다"고 했다. 또 "머그잔 균열 여부를 전수 점검한 뒤 전국으로 배송하고 있다. 매장으로 운송하는 중이나 진열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을 수도 있기 때문에 공정 전 과정을 재점검하는 동시에 피해 고객을 찾아 한 번 더 사과하겠다"고 했다.

허현정 기자 hhj224@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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