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노동자 탄압한 공산주의자, 모차르

'싸우면서 닮는다'는 말이 있다. 역사적으로도, 거악(巨惡)과 싸운 인물이 오히려 그보다 더한 악(惡)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폴란드 공산당 지도자이자 조직가인 모차르(본명 Mikolaj Demko)는 1913년 오늘 폴란드 로지에서 태어났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때 지하저항운동의 지도자로서, 독일 비밀경찰에 대한 투쟁으로 명성을 얻었다. 소련이 폴란드를 점령한 1944~1948년에는 비밀경찰과 경찰 예비병을 지휘하여 반공 지하조직을 소탕했다.

하지만, 1947년 선거를 앞두고 독자적 정당인 농민당 후보들에게 협박과 테러 행위를 저지르도록 명령한 장본인이 바로 그였다. 내무장관(1964~1968)으로 비밀경찰과 군대를 지휘하며, 특히 유대인들을 가혹하게 탄압했다. 저명한 유대인 의사와 교수, 법률가, 공학자들이 국외 망명길에 올라야 했다.

결국 1970년 12월 식량폭동을 일으킨 사람들과 파업 노동자들을 너무 가혹하게 진압함으로써 공산당에서 축출됐다. 많은 노동자가 살해된 이 사태 때문에 그의 정치적 맞수인 에드바르트 기에레크가 권력을 잡았다. 1980년 기에레크가 몰락하고 독자적 노동조합인 자유연대(Solidarity)가 등장하자, 모차르는 최고조정회의 의장이라는 지위와 민족주의자라는 평판을 이용해 정계로 복귀했다. 그러나 1983년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조정회의 의장직을 잃었다.

석민 정치부장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