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아(30) 씨는 지난달 말 오후 9시가 넘어 귀가하던 중 한 대리운전업체로부터 음주 단속 장소가 담긴 휴대전화 안내 문자를 받았다. 마침 음주 단속 지점이 김 씨가 살고 있는 아파트 근처로 나와 있어 호기심에 집 주위 구석구석을 살펴봤지만 단속 중인 경찰관은 어디에도 없었다. 김 씨는 "평소 자주 이용하는 대리운전업체가 보낸 것으로 봐 업체 홍보를 위해 허위 단속 정보를 보낸 것 같다"고 했다.
대리운전업체들이 고객들에게 음주운전 단속 정보를 휴대전화 문자로 알려주지만 사실과 다른 경우가 많아 업체의 얄팍한 상술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대리운전업체에 따르면 음주 단속 문자에 담긴 정보는 대리기사들이 대구 전역을 돌아다니며 단속 지점을 본사 콜센터에 제보하는 정보로 구성된다. 대리운전업체는 이를 수합해 고객들에게 단속 지점을 알리는 문자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정보가 사실과 다른 경우가 많다. 실제로 지난달 20일과 21일 오후 9시 30분쯤 대구의 한 대리운전업체가 보낸 문자의 사실 여부를 경찰에 확인한 결과, 단속이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한 대리운전업체 관계자는 "기사들이 운전하며 제보를 하는 것인 만큼 정확성이 떨어질 수 있고, 단속을 위해 경찰관이 현장에 머무는 시간이 짧아 시차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했다.
현재 시민들이 공식적인 음주운전 단속 정보를 사전에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경찰이 2012년까지 음주운전 예방을 목적으로 경찰청 홈페이지에 음주단속 시간 및 지점을 알려줬지만, 운전자들이 이를 악용한다는 지적이 많아 지난해부터 공지하지 않고 있다.
경찰 음주 단속은 지점을 정한 뒤 출동하더라도 현장의 교통량이나 날씨에 따라 단속 위치가 몇 십분 안에 바뀌거나, 교통안전 순찰을 하던 중 불시에 단속하는 경우도 많다. 또 몇 주에 한 번씩 단속 시간대를 바꾸고 있다. 따라서 운전자들은 대리운전업체가 보내는 음주 단속에 대한 문자 정보를 믿어서는 안 된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대리운전업체들에 이 같은 문자를 보내지 말 것을 요구해도 업체들은 고객들의 음주운전 예방과 서비스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허위사실 유포 등으로 처벌하기 힘들다"고 했다.
한편 경찰은 연말연시를 맞아 내년 1월까지 야간은 물론 주간과 새벽에도 불시 음주운전 단속을 펼칠 계획이다.
허현정 기자 hhj224@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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