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씨감자 씨 말리는 상주시…국·도비 예산 26억 반납

상주시가 두 차례 공모 끝에 어렵사리 확보한 '씨감자 생산 기반구축'을 위한 국비 20억원과 도비 6억원을 반납해 감자 농가들의 큰 반발을 사고 있다.

상주시와 씨감자 작목반 등에 따르면, 상주시는 올해 농림부의 씨감자 생산기반구축 공모사업에 선정돼 2년간 사업비 40억원(국비 20억원, 도비 6억원, 시비 14억원)을 확보했으나 갑자기 사업 중단을 밝히고 최근 1차로 내려온 국비 5억원과 도비 1억5천만원을 반납 조치했다.

상주시는 지난해 신청했던 씨감자 공모사업에서 탈락하자 올해는 전력을 기울여 국'도비를 확보하는 성과를 냈지만 스스로 걷어차 버린 격이 됐다. 이런 상주시의 결정에 따라 상주시의회도 씨감자 기반구축사업을 위한 시비를 전액 삭감했다. 국'도비를 확보한 상주의 농산물기반 조성사업 중 씨감자만 유일하게 국'도비는 물론 시비 지원까지 없는 작물이 됐다.

상주시 관계자는 "최근 씨감자의 공급과다 현상으로 인해 2012년 1만4천원(20㎏)이던 감자 가격이 2013년 1만2천원, 올해 1만1천원으로 계속 하락세다. 상주 농산물의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씨감자가 경쟁력이 낮다고 판단해 국'도비를 반납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400㏊에 달하는 재배면적을 갖고 있는 상주지역 5개 감자작목반들은 "반납할 거면 뭐하러 공모사업에 신청했느냐"며 "상주시가 농가 실정과 씨감자 사업의 전반적 실태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성급하게 상주 씨감자의 씨를 말리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터뜨렸다.

함창감자작목반 임영환 반장과 회원 80여 명은 "모든 농산물은 과잉생산 등으로 가격이 오르고 내리는 현상이 반복되기 마련이다. 이런 잣대로 어렵게 확보한 국'도비를 반납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 가격이 오르면 다시 국'도비를 신청하겠다는 뜻인지 묻고 싶다"며 "이번 조치로 상주감자는 앞으로 영원히 국'도비 지원을 받을 수 없을 것"이라며 허탈해했다.

특히 반납 과정에서 상주시는 이 사업에 기대를 걸었던 관련 농가들과 협의가 전혀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감자작목반 임원 20여 명이 관련 해명을 듣기 위해 이달 19일 이정백 상주시장을 찾아 강력하게 항의하는 등 적잖은 파문이 일고 있다.

상주 고도현 기자 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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