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지역 유통업계는 어느 때보다 힘든 한 해를 보냈다. 세월호 참사 여파로 매출액이 급감한 데다 소비자들이 해외직구로 눈을 돌리면서 더욱 힘이 들었다. 하지만 전국 유일의 대구백화점이 창업 70주년을 맞이하고, 신세계백화점이 착공을 하는 등 유통계는 다양한 소식을 전했다. 올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지역 유통 이슈를 정리했다.
◆대구백화점 70주년
대구백화점이 올해 창업 70주년을 맞았다. 토종 백화점으로는 전국 유일의 기록이다. 대구백화점의 모태는 창업주인 고 구본흥 회장이 1944년 1월 대구 삼덕동에 구멍가게였던 대구상회를 인수한 것이 모태가 된다. 1962년 3월 대구백화점을 설립했고, 1969년 한강 이남에서 가장 큰 백화점인 현재 대구백화점 본점을 동성로에 당시 지역 최고의 현대식 10층 백화점으로 신축했다.
이어 1993년 9월 지하 5층 지상 11층 규모로 당시 한강 이남 유통업체 중 최대 규모의 '대백프라자점'을 개점했다. 신세계백화점이 2016년 개점을 목표로 공사 중이고, 현대백화점과 롯데백화점 등이 이미 입점한 상황에서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여야 할 처지이지만 직원들은 창업 100주년을 향해 힘차게 도약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착공
신세계백화점이 올 2월 동대구복합환승센터 내에 2016년 개점을 목표로 착공했다. 국내 최초 민자복합환승센터가 될 동대구복합환승센터는 각종 문화시설을 포함해 KTX 동대구역과 대구도시철도, 고속버스, 시외버스, 지하철 등이 한곳에서 연결되는 초대형 교통 복합 시설을 품은 생활 문화 공간이다. 신세계백화점은 무엇보다도 현지 법인으로 출범한다는 점에서 지역경제에 끼치는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약 8천억원의 대규모 투자가 예정돼 있고 개발 이후 직'간접고용을 합쳐 1만8천여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유발효과 2조4천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 1조2천억 수준으로 예상된다. 특히 동대구복합환승센터는 그동안 대구의 관문 역할을 하면서도 대표적인 낙후지역으로 꼽히던 동대구역 일대 신암동과 신천동 지역의 발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 부진
올해 지역 유통계는 전례 없는 매출 부진을 겪었다. 세월호 참사 여파가 워낙 큰 탓이었다. 올해 첫 바겐세일에서 지역 백화점들은 3~5%의 신장률을 보였고, 설날 전후로 두 자릿수 신장률을 기록하는 등 산뜻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4월 세월호 침몰 사건을 계기로 급격한 매출 하락을 기록했다. 봄, 여름 각종 행사들이 무기 연기됐고, 소비자들의 지갑도 닫혔다.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등 큰 스포츠 행사가 있었지만 반전을 기대하기는 힘들었다. 대구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출이 전년과 비슷하거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지역 이마트는 지난해에 비해 2%가량 실적이 감소했고, 대구백화점은 겨울 정기 바겐세일에서 화장품(-5%), 남성캐주얼(-7%), 여성의류(-9.9%) 등이 마이너스 성장세를 나타냈다. 반면 박스 단위 판매로 판매가격을 최대한 낮춘 창고형 할인매장은 매출이 늘었다.
◆백화점 식품관 강화
지역 백화점들이 식품관 강화에 공을 들였다. 대백프라자점이 식품관을 새 단장하며 고객 끌어들이기에 성공했다. 지난 6월부터 3개월 동안 새 단장을 한 식품관은 신선도와 맛에 건강과 치유 개념이 강화된 친환경 및 유기농 농산물 등 웰빙 신선식품 매장을 대폭 강화했고, 완전조리'반조리 등 시간 절약형 상품도 늘렸다. 식품관 새 단장을 통해 매출 창출은 물론 고객을 끌어들이는 '집객효과'와 그 고객을 위층으로 올라가도록 하는 '분수효과' 면에서 성공을 거뒀다고 자평했다. 실제 식품관 개장 이후 전년 대비 20%가 넘는 신장세를 기록했다.
롯데백화점은 지역 토종 맛집을 입점시키며 손님 끌기에 나섰다. 롯데 대구점은 지난 8월 대구 유명 빵집인 '뺑드깜빠뉴' 매장을 새롭게 입점시켰다. 대기업 계열 프랜차이즈 빵집의 공세에 밀려 동네 빵집들이 줄줄이 문을 닫고 있는 가운데 토종 제과점이 대형 백화점에 매장을 여는 대구의 첫 사례다. 앞서 대구점과 상인점은 각각 '봉산찜갈비'와 '반월당고르케'를 입점시킨 바 있다.
'봉산찜갈비'는 대구 동인동 찜갈비 골목의 4대 원조(봉산, 낙영, 산호, 실비) 중 하나다.
◆여름엔 래쉬가드, 겨울엔 발열내의
올여름 히트 상품은 래쉬가드였다. 래쉬가드는 서퍼들이 몸을 보호하기 위해 착용하는 옷이다. 자외선을 막아주고 체온을 유지시켜주는 역할을 하며 모래와 해파리 등으로부터 보호해 준다. 해수욕장은 물론이거니와 도심 속 수영장, 워터파크 등에서 쉽게 래쉬가드를 찾아볼 수 있었으며 해외여행에도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아이템이 됐다. 겨울철에는 기능성뿐만 아니라 패션성까지 만족시켜주는 발열내의가 큰 인기를 얻었다. 한겨울 체온 관리용뿐만 아니라 등산, 스키 등 스포츠용 발열내의 역시 인기를 끌었다.
◆한식뷔페 인기
건강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외식 업계에도 한식을 테마로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는 '한식뷔페'가 올 한 해 큰 인기를 얻었다. 계절밥상, 자연별곡, 올반, 풀잎채 등 다양한 한식 브랜드가 인기를 얻으면서 지역에도 9월 롯데이시아폴리스 풀잎채 입점을 시작으로 10월 동성로 상권에 자연별곡이 개점했고 12월 롯데백화점 상인점에 풀잎채가 문을 여는 등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한식뷔페는 1, 2인 가족이 증가하면서 집밥에 대한 그리움과 함께 남녀노소 누구나 다양한 한식을 한곳에서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장점을 앞세워 내년에도 신규 출점이 예상되며 당분간 외식업계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직구 열풍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 IT 기술이 발전하면서 다양한 상품을 보다 저렴하게 구매하는 스마트 쇼핑족이 증가하면서 올해는 해외직구 열풍이 거세게 불었다. 지역 유통가는 해외로 눈길을 돌리는 고객의 이탈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인터넷 경제 활동자 41.6%가 해외직구를 이용했고, 연평균 약 47만원(월평균 4만원) 정도를 물품 구매에 쓴 것으로 파악됐다. 이러한 해외직구 열풍에 대응하기 위해 지역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블랙프라이데이 행사 기간에 할인행사와 사은행사 등을 대대적으로 진행했고, 자체 인터넷 쇼핑몰을 통한 할인 행사 등을 통해 맞불을 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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