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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유럽, 칙칙폭폭 10일!…더이상 꿈만 아니다

동해중부선 166.3km 착공…경북도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주도권 포부

동해안에서 출발, 유럽까지 기차로 달릴 수 있을까? 꿈의 구상을 현실화하는
동해안에서 출발, 유럽까지 기차로 달릴 수 있을까? 꿈의 구상을 현실화하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이 하나씩 실타래를 풀어나가고 있다. 경북도는 우선 동해안 종주 철도망을 완성, 꿈의 구상의 밑거름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사진은 우리 기술로 만든 KTX 산천. 매일신문DB
이달 초 울진 왕피천 둔치에서 열린 동해중부선 철도 기공식. 영덕~삼척 구간 122.2㎞ 철도 공사가 시작됐다.
러시아 시베리아산 석탄 4만여t을 싣고 북한 나진항을 출발한 화물선이 포항 앞바다에 최근 도착했다. 남북한과 러시아의 물류 협력사업인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하나다. 매일신문DB
이달 초 울진 왕피천 둔치에서 열린 동해중부선 철도 기공식. 영덕~삼척 구간 122.2㎞ 철도 공사가 시작됐다.
러시아 시베리아산 석탄 4만여t을 싣고 북한 나진항을 출발한 화물선이 포항 앞바다에 최근 도착했다. 남북한과 러시아의 물류 협력사업인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하나다. 매일신문DB

포항과 강원도 삼척을 잇는 총연장 166.3㎞의 동해중부선 철도 건설 사업이 이달 초부터 시작됐다. 동해안을 종단하는 철도 사업이 본격화한 것이다.

경상북도는 이를 통해 동해안이 세계와 소통하고 교류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근혜정부가 추진 중인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이 본궤도에 올랐다는 분석도 나오는 중이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은 한반도와 아시아, 유럽을 하나의 대륙으로 연결시키는 것. 한반도 종단철도(TKR'부산~나진~러시아 하산), 시베리아 횡단철도(TSR'블라디보스토크~모스크바), 유럽철도(EU Rail·모스크바~파리) 구간 1만5천㎞를 하나로 묶는 유라시아 철도(실크로드 익스프레스'SRX) 건설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의 핵심이다.

이 구상이 완결될 경우, 경북도는 세계로 향하는 육로를 개척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북도는 아이디어가 현실이 될 수 있도록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란?

박근혜정부는 우리나라의 새로운 미래 전략으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Eurasia Initiative) 어젠다(Agenda)를 제시했다. 유라시아 국가간 교통'통신'에너지망의 연결을 강화, 유라시아가 실질적으로 '하나의 대륙'(One Continent)이 되자는 것이다.

상호연결을 통해 관계가 돈독해지면 국가 간의 신뢰가 쌓이면서 '평화의 대륙'(Peaceful Continent)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정부는 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와 관련, "부산을 출발해 동해안을 거슬러 올라 북한, 러시아, 중국, 중앙아시아, 유럽을 관통하는 '실크로드 익스프레스'(SRX)를 실현해 나가야 한다"고도 했다.

박근혜정부는 또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연장선에서 우리 기업의 '나진-하산 물류협력사업' 참여도 지원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최근 첫 결실을 맺었다. 최근 러시아 석탄을 실은 화물선이 북한 나진항을 출발해 포항에 입항한 것이다.

러시아 하산에서 나진까지는 철도, 나진에서 포항까지는 바닷길을 이용했다. 이 때문에 추후 남북한과 러시아가 철도를 이용한 물류 수송을 진행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발 빠르게 움직이는 경북도

경북도는 끊임없는 국가투자예산안 확보 노력을 통해 경북 동해안을 종단하는 철도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시발점으로 경북 포항~강원 삼척을 잇는 총연장 166.3㎞의 동해중부선 철도 건설 사업이 이달부터 시작됐다.

경북도는 이달 5일 울진군 왕피천 둔치에서 동해중부선 철도 기공식을 갖고 영덕~삼척 구간 122.2㎞ 공사에 들어갔다.

1단계인 포항~영덕 구간 44.1㎞는 2009년 착공해 내년 연말이면 개통하고, 2단계인 영덕~삼척 구간은 2018년 12월 개통하는 것이 경북도의 목표다. 동해중부선은 동해안의 유일한 교통망인 국도 7호선을 보완하고 부산'울산'포항권 산업물동량을 수송하기 위한 단선 일반철도로 모두 3조3천785억원의 공사비가 투입된다.

동해중부선 건설이 끝나면 포항에서 삼척까지 승용차로 3시간10분 걸리던 것이 1시간35분으로 단축된다.

동해중부선과 연계, 포항~경주~울산을 잇는 동해남부선 복선전철화사업 중 포항~경주 구간 34.6㎞는 올 연말이면 개통하고, 경주~울산 41.9㎞ 구간은 2018년쯤 완공될 예정이다.

◆앞으로는 어떻게?

김관용 경상북도지사는 동해중부선 기공식 현장에서 "동해중'남부선은 '田자형' 국토개발을 완성하는 핵심사업인 동시에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을 경북이 주도권을 갖고 나갈 수 있다는 의미"라며 "동해안이 세계의 중심으로 향할 수 있는 기회"라고 했다.

김 지사의 언급처럼 경북도는 동해중부선'동해남부선 등 동해 종단 철도가 완성되면 유라시아 철도 건설의 기반이 닦일 것으로 보고 있다. 유라시아 철도가 만들어지면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육상 교통로가 확보돼 세계 경제성장의 엔진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재 부산에서 독일 함부르크까지(1만9천㎞) 배를 이용하면 27일이 걸리지만 철도가 개통되면 열흘 만에 간다.

또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이 현실화되면 포항항을 동북아 허브항으로 개발하는 길도 트여 포항이 북방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경북도는 세계로 향하는 육로 교통망 외에도 하늘길을 뚫는 사업 속도도 올릴 방침이다.

사업이 본격화한 울릉공항 건설의 경우, 2021년 개항 일정이 잡혔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7월 50인승 소형비행기의 이착륙이 가능한 소형공항 규모(활주로 1천100m×30m)로 울릉도에 공항을 건설한다는 계획을 확정했다. 2020년까지 국비 4천932억원이 들어간다.

공항 건설로 인해 울릉 뱃길의 불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해소될 것으로 보이며 관광산업과 함께 울릉도 경제의 주축이 되는 특산품의 유통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021년 울릉공항을 통해 하늘길이 새롭게 열리게 되면 서울에서 1시간(편도), 항공요금 9만원대의 대박 노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남부권 신공항 건설 사업도 입지 선정 작업이 곧 시작될 것으로 경북도는 보고 있다.

최경철 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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