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뇨 잦으면 전립선 비대증
직장인 김모(50) 씨는 요즘 화장실 가기가 두렵다. 화장실을 들락거리는 횟수는 늘었지만 시원하게 용변을 끝내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소변이 급해 화장실로 뛰어가도 막상 변기 앞에 서면 감감무소식이거나 소변 줄기가 답답할 정도로 가는 경우도 많다. 잠을 자다가도 몇 번씩 소변 때문에 깨기도 한다. 김 씨는 "답답한 마음에 병원에 갔더니 전립선 비대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면서 "제대로 소변을 본 게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난다"고 푸념했다.
소변은 건강 상태를 짐작할 수 척도다. 소변 줄기나 횟수, 성분, 혼탁도 등은 비뇨기 계통의 질환이나 당뇨, 전립선 이상 등을 가늠할 수 있는 좋은 지표가 된다.
◆소변 냄새에 민감할 필요 없어
성인 남성은 하루 평균 1~2ℓ의 소변을 본다. 소변의 90%는 물이지만 요소와 미량의 요산, 아미노산, 무기염류 등도 들어 있다. 오줌의 산성도(pH)는 보통 약산성인 6.0 정도지만 육식을 많이 하는 경우는 요소가 많아져 약간 더 산성이 되고, 채식을 많이 하는 경우는 약한 알칼리성이 된다. 소변 검사에서는 주로 빛깔, 혼탁도, 비중, 단백질의 함량, 당분의 함량 및 세균의 존재 여부 등을 점검한다. 소변은 질소화합물의 노폐물인 암모니아를 요소로 바꾸어 배출하는 작용 외에도 체내의 삼투압 조절, 수분함량의 조절 등 중요한 생리적 기능을 한다.
소변의 색깔이 진하거나 냄새가 심하다고 해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소변의 냄새는 임상적으로 별다른 의미가 없고, 색깔은 수분 섭취량에 따라 달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소변에서 지린내가 아닌 다른 냄새가 나더라도 마찬가지다. 소변의 냄새로는 병의 유무를 판단할 수 없다.
정상적인 소변의 색깔은 볏짚색이다. 소변이 진하게 보이거나 물처럼 맑은 경우도 있는데 이는 수분섭취의 양과 관련이 있다. 평소에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사람은 체내의 수분이 잘 유지돼 소변이 물과 같이 맑다. 습관적으로 수분섭취를 적게 하는 사람은 소변이 농축되어 나오기 때문에 색깔이 진하다. 건강에는 소변이 맑은 것이 바람직하다.
소변 색깔은 섭취하는 약물이나 음식의 영향도 받는다. 일부 항생제나 결핵약은 소변의 색깔을 갈색이나 노란색으로 바꾸기도 한다.
◆혈뇨는 건강의 적신호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경우는 소변에서 피가 나오는 혈뇨다. 특히 육안으로 봐도 소변이 붉게 보이는 혈뇨가 있는 경우는 콩팥이나 요관, 방광, 요도 등 비뇨기계통에 병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것은 방광암 등 비뇨기계통의 종양이다. 비뇨기계통의 종양이 있을 때는 혈뇨를 누면서도 통증이 없다. 특히 소변을 누기 시작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 혈뇨가 계속되면서 통증이 전혀 없으면 종양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혈뇨를 누면서 통증이 있으면 종양이 아닌 방광염 등 염증이나 요로결석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소변이 붉게 보이는 경우라도 정상적인 경우가 있다. 가령 식물성 색소나 사탕무 또는 변비치료제에 함유된 페놀프탈레인을 섭취하면 소변이 붉은색을 띤다. 과도한 운동 후에 근육손상이 있는 경우에도 근육세포인 미오글로빈이 소변으로 배출되면서 붉은 소변이 된다. 기저귀를 한 아기가 기저귀를 붉게 물들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기저귀에서 세라티아 마르세센스라는 세균이 자라서 보이는 현상이다. 진한 붉은색의 색소를 생산하는 이 세균은 물과 토양, 식품 등에 광범위하게 분포하며 인체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 하지만 면역력이 약한 환자는 심내막염이나 폐렴 등을 일으킬 수 있다.
◆혼탁하거나 가는 소변은 의심
소변의 색이 혼탁할 경우에는 다양한 비뇨기계통 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방광염이나 요도염 등에 감염되면 소변에 고름이 섞여 나오는 농뇨를 눈다. 여성들에게 잦은 방광염의 경우 소변을 볼 때 아프거나 자주 소변을 보는 증상이 생긴다. 요도염도 농뇨를 보는데 요도분비물을 함께 배출한다. 소변에 당이 섞여 나오는 당뇨도 소변 색이 탁하다.
정상적인 상태에서도 소변이 탁하게 보이는 경우가 있다. 이는 소변의 성분 중 하나인 인산염이 많이 나오는 경우다. 과식을 하고 소변을 보는 경우 소변이 알칼리화가 되면서 무정형 인산염이 많이 나와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배뇨 횟수와 소변 줄기도 건강 상태를 엿볼 수 있다. 정상적인 배뇨 횟수는 하루에 4~6회 정도다. 소변을 찔끔찔끔 보거나 줄기가 가늘고 소변을 본 뒤 속옷에 자꾸 묻힌다면 방광기능이나 전립선에 이상이 있는 경우가 많다.
중장년 남성의 경우 전립선 비대증이 가장 잦은 원인이 된다. 비대해진 전립선이 전립선 요도를 압박하면서 배뇨곤란 증상을 느끼기 때문이다. 전립선 비대증이 오면 오줌 줄기가 가늘어지고 오줌 누는 횟수도 늘어난다. 밤에 잠자는 동안에 소변 때문에 2, 3차례 이상 일어나거나 소변이 곧 나올 것 같은데도 보지 못하는 경우, 오줌이 곧 나올 것 같으면서 안 나오거나 소변을 누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증상도 생긴다. 소변에서 거품이 많이 난다면 방광에 이상이 생겼을 가능성이 높다.
대구가톨릭대병원 비뇨기과 박재신 교수는 "배뇨곤란은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증상"이라며 "이런 노화증상은 심각하진 않지만 일상생활을 번거롭게 하고 삶의 질을 저하시킨다"고 말했다.
도움말 대구가톨릭대병원 비뇨기과 박재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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