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만원 돈벼락에 대구 도심이 한때 아수라장이 됐다. 5만원 지폐 160장이 허공에 뿌려지자 인도 위 행인은 물론 도로 위 차들까지 멈춰 서 돈을 줍는다고 한바탕 소동이 빚어졌다.
29일 낮 12시 50분쯤 대구 달서구 송현동 서부정류장 앞 횡단보도에서 A(28) 씨가 보행자 신호에 맞춰 도로를 건너다 갑자기 5만원권 지폐를 뿌렸다. 순식간에 돈이 흩날리자 너나 할 것 없이 돈을 줍는 데 여념이 없었고, 멀찍이 떨어진 운전자들도 이 광경을 보느라 이 일대는 약 2분간 혼잡이 빚어졌다.
시민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이 도착했을 땐 이미 돈은 사라진 뒤였다. 경찰이 A씨를 불러 조사하니 그는 "돈 때문에 다른 사람이 나를 죽일 것 같아 돈을 뿌렸다"고 했다. 그의 가방에는 5만원권 지폐 760여 장(3천800만원가량)이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이날 아버지가 운영하는 고물상에서 일하며 받은 월급과 부모가 준 차량 구입비 등 4천600만원가량을 찾아 가방에 넣고 있었고, 이 중 일부를 뿌린 것으로 드러났다. A씨 부모는 경찰에서 "몇 달 전부터 정신이상 증세를 보여 치료를 권했으나 이를 거부해 왔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공공장소에서 돈을 뿌리는 사건이 가끔 있었으나 대부분은 술에 취한 상태였고 이 경우에는 음주소란 등으로 경범죄 처벌 대상이 되지만, 이번에는 큰 혼란을 일으키지 않은데다 A씨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어 귀가조치했다"며 "돈을 주워간 사람 역시 별달리 처벌할 근거가 없다"고 했다.
김봄이 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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