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궜던 2002년 한일월드컵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그해 겨울, 나 역시 뜨겁게 달궈진 시사만화를 엮은 책을 세상에 내놓았다. 당시 매일신문을 비롯한 일간지 2곳, 시사주간지 1곳, 월간지 1곳 등에 시사만평을 쏟아내다시피 연재하던 무렵이었고, 7년 동안의 활동을 담은 시사만화 작품집이었다. 그런 나의 전횡(?)에 놀랐던지 한 선배 시사만화가는 짧은 추천글에 "혼탁한 시대의 언론 속에서 눈을 제대로 뜨고 있는 귀한 눈동자"라고 소개하였다.
귀한 눈동자. 그런 눈동자로 세상을 처음 꿰뚫어 볼 수 있게 한 곳이 매일신문사였다. 날마다 뉴스에서 접하는 사안들을 풍자하는 아슬아슬함 속에서도 언론사 논조에서 비교적 자유롭게 작가관을 만평에 녹여내는 작가로 평가받을 수 있게 하였던, 고마운 매체였기 때문이다.
특히 약 10여 년이 넘는 세월 동안 매일신문과 함께해 왔던 매일희평은 레임덕이 한창이었던 김영삼 정권 말기부터 시작,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를 거쳐 '이명박정부'에 접어들 때까지 대략 4천 회가 넘게 연재되었다. 그 매일희평들 대부분이 모두 무릎을 치게 하는 통렬한 만평이길 바라는 건 그저 개인의 욕심일 뿐, 돌이켜보면 그런 욕심이 오히려 화를 부른다거나 독자의 시큰둥한 반응을 자아냈던 경우도 꽤 섞여 있었다.
그러는 사이 언론 환경은 SNS의 영향력 확대로 인해 규모와 형식 면에서 파격적인 변화를 거듭하고 뉴스 프레임들이 정치권력이나 경제규모 일변도에서 생활 주변의 일상으로 옮겨졌다. 급기야 검색어 순위에 따라 개인이 얼마든지 여론의 향배를 좌지우지하는 상황까지 이르게 되었다. 이런 변화 때문이기도 한 걸까, 이젠 시사만화가도 과거 이글거렸던 눈동자 대신에 급변하는 세상의 위대한 신비에 독자들의 감탄을 끄집어 낼 수 있는 눈을 떠야만 할 때가 왔다.
나의 이런 두 번째 눈동자가 2015년 새해부터 매일신문 지면 위에서 다시 깜빡이게 되었다. 마침 매일신문 역시 오래된 석간의 전통에서 이젠 아침을 여는 지역의 귀한 눈동자로 도약하려 하기에.
◇프로필
1996년 조선일보 주최 전국시사만화공모전 대상 수상
2013년 전국시사만화가협회 올해의 시사만화상 수상
2002년 시시만화 작품집 출판(글 논 그림 밭)
2004년 시사만화 작품집 출판(글 논 그림 밭)
2010년 아이들을 위한 명랑여행 만화 시리즈 출판 (시사인 북)
2011년 전국 초등학교 6학년 국어국정교과서 수록 및 참고도서 선정
2010~2012년 서귀포 매일올레시장 및 경상남도 진주유등시장 강원도 정선시장 등 재래시장 특성화육성사업 스토리텔링 홍보 브로셔 제작
2012년 WCC제주자연보존총회 제주인의 미소
2012 캐리커처 프로젝트 대형 걸개 캐리커처 제작
1996~2008년 시사만평 만화 시사만평
2000년 3~11월 대구MBC 시사기획 오늘 진행
2012년 제주특별자지도 한경면 저지리 예술인마을 입주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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