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민숙(67년생'미술작가)=지난해까지는 비전공자인데다 늦게 작업을 시작했다는 자격지심을 늘 안고 있었던 저는, 하루빨리 경력을 쌓아서 작가로 인정받고 싶은 마음에 항상 조바심이 났었다. 그래서 욕심스럽게 작업하고 무리하게 전시 일정을 잡았다.
그러다 보니 그림을 위해, 그리고 화가로 살 수 있다면 더 바랄 것 없겠다던 처음 생각과는 달리 더 많은 욕심으로 힘들고 지쳐갔던 것 같다. 그렇게 쉼 없이 달려온 만큼의 성과도 물론 있었지만 잃어버린 것도 분명히 있는 것 같다. 진정한 나를 발견하고, 진정 자유로워지는 것이 그림을 그리는 궁극적인 이유임에도 가끔 그림 뒤에 숨기도 하고 치부를 가리고 상처를 덮으려 했다. 그럴수록 그림에는 그 모든 것들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 전시장에 걸린 나의 그림들은 일그러진 자화상 그대로였다.
그림으로는 도망갈 수 없었다. 결국 그림이다. 여과 없이 다 드러낸다.
그래서 아름답지 않은 나의 고백을 계속하게 하고 그렇게 아프게, 아프게 치유되는 과정 같다.
"날마다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나는 분명히 성공한 사람 같다"는 어느 화가의 말처럼 오늘도 작업할 수 있는 건강과 시간이 허락된 것 이상의 성공이란 덧없는 허울에 불과할 뿐 그 어떤 것도, 작업 안과 밖의 모든 경계에서 겪는 시린 행복과 견줄 수 없다.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