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같아
롱런(Long Run)하려면 롱런(Learn)
유럽 중세시대 왕족이나 귀족 신분이 아니었던 남성들의 로망은 수도사나 기사가 되는 것이었다고 한다. 세르반테스 소설의 주인공 돈키호테도 자신이 라만차의 영웅 기사라는 망상에 빠져 세상의 모든 악을 무찌르겠다는 장대한 야망으로 장도에 오른다.
걱정 많은 기사도 있었다고 한다. 그 기사가 여행을 떠나게 되었는데 걱정이 많다 보니 여행에 필요할 것 같은 물건들을 바리바리 마차에 싣고 출발했다. 가는 도중 작은 강을 만나게 되었다. 마침 다리가 있어 건너가는데 아뿔싸 가득 실은 짐 때문에 다리가 무너지면서 강물에 빠지게 되었다. 허우적대면서 기사는 투덜거렸다.
"이래서 배도 싣고 왔어야 하는 건데 에이그 참."
며칠 전 한 방송에서 들은 얘기다.
새해라고 해서 너무 많은 계획을 세우는 것은 그 걱정 기사처럼 어리석을 수 있다는 뜻이리라. 새로운 희망과 계획을 갖는 것은 물론 바람직한 일이지만 그것이 과도해서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말이다. CF를 제일 잘 만든다고 평가받는 P감독은 제작을 의뢰한 회장님을 만나러 갈 때 야구공을 여러 개 가지고 간단다. 회장님의 이야기 대부분은 제품 자랑과 함께 쏟아내는 주문이다. 이것은 꼭 넣어 달라, 요것도 필요하고 이것 빼면 절대 안 되고…. 곱단하게 듣기만 하던 P감독이 회장에게 뜬금없이 공놀이를 제안한다나.
"자, 제가 던지는 공 잘 잡아 보십시오."
하나 둘 세 개까지는 천천히 던지니까 쉽게 공을 받는다. 그러나 점점 빠르게 던진다. 상대방은 당연히 공을 제대로 잡지 못한다. 그때 P감독은 말한다. "회장님이 말씀하신 것을 다 담으려면 광고 효과는 떨어질 것입니다. 잘 받으신 공처럼 3가지 메시지에 집중해야 합니다."
새해의 계획도 3가지쯤 잘 세우고 실천하면 어떨까.
나는 소년가장으로 청소년 시절부터 어려움이 많았다. 성우 생활 중에도 이런저런 굴곡에 어찌 힘겹지 않았겠는가. 그런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미래는 현재 내가 무엇을 하는가에 달렸다는 말처럼 해마다 새해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려고 노력했다. 많은 분이 도대체 어떤 도깨비방망이가 있길래 그 나이에도 많은 활동을 하느냐고 의아해한다. 대개는 목소리가 좋으니까 그렇겠지 짐작하는데 그렇지 않다. 목소리는 내 직업의 좋은 조건이지 전부는 아니기 때문이다. 나보다 목소리가 좋은 성우는 많다. 그러니 경쟁도 치열하다. 그 때문에 난 목소리에 정성과 혼을 심으려고 애썼다.
뉴욕 양키스의 구단주였던 스타인브래너는 자신에게 승리는 숨쉬기 다음으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나 역시 내가 하는 일에서 성과를 내는 것은 숨쉬기 다음으로 절대적이란 태도를 잊지 않고 기억했다.
신년에도 정치, 경제, 남북 문제는 물론 국제 정세 등등 녹록지 않을 것 같다고 한다. 특히나 경제가 무거울 것 같다잖은가.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위 잘나가는 사람들이 있다. 방송 쪽만 보더라도 송해, 이순재, 신구 선생 등 80의 나이에도 늘 전성기 같은 분들 말이다.
지난해 말 서울 대학로에서 연극 황금연못을 봤다. 이순재, 신구, 나문희, 성병숙 씨가 더블캐스팅으로 열연해서인지 흥행도 대단했다. 나는 이순재, 신구 두 선배의 롱런(Long Run) 비결이 궁금해서 후배인 성병숙 씨에게 물어봤다. 배역에 대한 공부, 겸손과 배려, 또 공부라고 한다. 송해 선생님 역시 녹화를 앞두고는 절대 다른 것에 신경 쓰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말소리는 내지 않고 계속 입을 오물오물하며 대본을 몽땅 외우는 것이다. 대본을 보면서 해도 되는데도 말이다.
그분들이 팔자 잘 타고 나서 노년기에도 빛나는 현역인 것은 아니다. 엄혹한 노력의 과정이 있는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자신이 하는 일에서 롱런하고 싶어한다. 그러려면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롱런(Long Learn) 즉 공부하라는 것이다. 물론 실천 의지에 달려 있다. 그 때문에 성공하는 사람들은 3가지 면에서 독(?)하다. 계획의 실천은 즉시 한다. 기어코 하고 만다. 될 때까지 한다.
아인슈타인은 인생은 두 가지라고 했다. 하나는 아무 기적도 없는 것처럼 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모든 일이 기적인 것처럼 사는 것이다.
2015년 새해다. 모든 일이 기적인 것처럼 생각해보고 싶다. 우리 삶은 신기하게도 생각하는 대로 살아진다고 하니까 말이다.
성우/서울여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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