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아 본격적인 개인 자산 상태를 재점검하고 재편할 시점이다. 지난해 크게 오른 부동산과 주식이 변곡점에 섰다. 새해 방향성은 가늠하기 힘들다. 개인 자산을 재편할 필요성이 커졌다. 자칫하면 시점을 놓칠 수 있다. 순식간에 위기가 찾아올 수도 있고 여러 경로로 소득이 감소하면서 순간을 넘어가기 급급해질 수 있다. 새해부터 철저히 준비하지 못한다면 또 다른 위기가 덮쳤을 때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 가운데 올해 가장 중점을 둬야 할 부분이 미래 설계다. 미래 설계를 통해 앞으로 벌어질 각종 위험에 대비해 두면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흔들림 없이 대처할 수 있다. 직장인이라면 직장에서 제공하는 은퇴 플랜이 가장 좋은 출발점이다. 개인 자영업자나 프리랜서 등의 직업이 있다면 개인이나 자영업자들이 할 수 있는 은퇴 계좌가 될 것이다.
◆현역으로 일하는 시기를 늘려라
대기업 부장으로 근무하는 김진형(55) 씨는 은퇴를 2년 앞두고 은퇴 후 노후자금과 자녀결혼자금이 걱정이다. 김 씨는 전업주부인 배우자와 두 명의 자녀를 부양하고 있다.
다행히 장녀(25)는 대학 졸업 후 공기업에 취업돼 한시름 놓았고, 아들(23)은 올해 군복무를 마치고 내년에 대학교 3학년에 복학할 예정이다.
노후를 대비해 가정주부인 아내도 2년 전에 국민연금에 가입해 매월 10만원씩 납부하고 있다. 김 씨는 퇴직금과 자녀결혼자금으로 목돈을 마련해 놓은 것 외에 노후를 대비해 별도로 모아둔 목돈이 없어서 퇴직 후에는 재취업을 하든지 조그만 가게라도 차려서 노후 생활비를 벌어야 할지 걱정이다. 60세까지 정년이 연장된다고 해도, 임금피크제를 적용받아 연봉이 감소하기 때문에, 김 씨는 57세에 퇴직할지 60세에 퇴직할지도 고민이다. 퇴직 후 노후자금을 분석하고 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국민연금공단 대구지역본부에 심층 재무설계를 받아보기로 하였다. 57세에 국민연금(조기연금)을 수령할 경우와 62세에 국민연금을 정상 수령할 경우로 나누어 노후자금을 분석했다.
김 씨가 57세에 은퇴하고 기대수명까지 생존한다고 가정할 경우 부족 자금은 5억800만원으로 현재의 상황으로는 은퇴 시까지 마련이 매우 어려운 규모이다. 김 씨가 60세에 은퇴하고 기대수명까지 생존한다고 가정할 경우는 부족 자금이 1억9천500만원으로 57세에 은퇴하는 것보다는 부족 자금이 현격하게 줄어든 것을 볼 수 있다.
◆주택연금을 활용하자
57세에 은퇴를 할 경우 노후 부족 자금이 과다하게 발생하므로, 퇴직 후 재취업을 해 부족한 생활비를 보충하거나, 노후 월 생활비를 200만원 정도로 줄이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100세 시대, 길어진 노후를 생각하면 좀 더 일을 해서 노후의 삶이 궁핍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일 수 있다. 김 씨의 경우 57세 은퇴를 잠정적으로 결정한 상황이었으나, 월 생활비를 줄이는 것보다는 현재의 생활을 유지하기를 원했고 국민연금 수령 시기에 따라 노후자금 부족액이 차이가 많이 나는 분석 결과를 보고 임금피크제를 선택해 60세까지 일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고려하기로 했다.
60세에 은퇴를 하고 국민연금 수령 시기를 62세로 늦추어도 발생하는 부족한 자금을 메우는 방안으로 현재 거주하는 집을 담보로 주택연금에 가입하는 방안을 고려해 보았다.
주택연금은 60세 이상의 은퇴자가 소유 주택을 담보로 맡기고 평생 동안 본인의 집에 살면서 종신 혹은 일정 기간 동안 매월 연금 형식으로 노후생활자금을 지급받는 국가가 보증하는 금융상품이다. 부부 중 주택 보유자가 만 60세 이상이면 가능하고 부부 기준 1주택을 소유해야 하며(2주택 보유 시, 3년 내 1주택 처분 조건) 시가 9억원 이하 주택이면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다. 일반 주택담보대출 금리보다 낮은 금리가 적용되고, 각종 세제 혜택이 주어지며, 부부 모두 사망한 이후 거주하던 주택을 처분해서 연금수령액 등이 집값을 초과하여도 상속인에게 청구하지 않으며 반대로 집값이 남으면 상속인에게 돌려주는 점이 장점이다.
이와 같이 은퇴를 목전에 두고 있는 은퇴 예정자라면, 무리한 투자 계획이나 사업 계획을 세우는 것보다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산과 공적연금, 주택연금부터 점검하여 고정적인 노후 생활비와 현금 흐름 준비 상황을 점검해 보기를 권한다.
최창희 기자 cchee@msnet.co.kr'도움말 국민연금 대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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