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혁신도시로 이전하는 기관 중 가장 규모가 큰 '맏형' 한국도로공사(사장 김학송'이하 도공)가 최근 열린 개청식에서 체면을 구겼다. 대구경북 지역민들과의 첫 대면식이라고 할 수 있는 개청식에서 매끄럽지 못한 행사 진행으로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은 것이다. "과연 맏형 노릇을 제대로 해낼 수 있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번지고 있다.
도공은 12월 30일 김천 새 청사 강당에서 개청식 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많은 시민들이 초청돼 김천으로 이전해온 도공의 앞날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그러나 도공은 이날 시민들과 시민대표는 뒷전에 제쳐놓고 개청식 행사를 빛낼 이른바 '거물급 인사들'의 의전에만 잔뜩 신경을 썼다는 지적을 받았다. 행사에 참석한 지역민들은 물론, 지역민들의 대표라 할 수 있는 자치단체장, 시의회 의원들이 이날 행사의 주빈이 될 수 없었던 것.
한 참석자는 "3선 국회의원 출신의 도공사장이 국무총리, 장관, 여당대표를 맞이하는 행사의 들러리로 지역대표들이 고스란히 전락한 현장이었다"고 꼬집었다.
특히 도공은 김천 시민의 대표자인 박보생 시장이 인사말을 할 수 있는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김천시 한 관계자는 "지역의 대표인데 단상에 오를 기회도 주지 않은 것은 의전의 기초 상식을 깬 것"이라며 "지역 국회의원이 축사를 하는 도중에 '가까스로' 양해를 구해 겨우 단상에 올랐다"고 발끈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도로공사에 앞서 김천으로 이전해온 기관들은 지역민들과 지역 대표들을 존중하고 화합하는 개청식을 했는데 규모가 가장 크다는 도공의 태도는 이해할 수 없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대다수 이전기관들은 소관부처 장관을 초청해 개청 행사를 했고, 김천시장은 그때마다 시민대표로 참석해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김천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도공이 김천으로 옮겨온 것은 '지방자치시대'와 '지역균형발전'이라는 큰 흐름 안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그런데 이런 차원에서 수도권을 떠나 김천으로 온 도공이 개청식 첫날부터 지역을 철저히 외면하고 무시하는 행태를 보인 것은 지방에 대한 우리나라 공기업의 인식 수준을 그대로 드러낸 증거"라고 울분을 터뜨렸다.
김천 신현일 기자 hyuni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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